2014년 1월 1일 ‘셜록’ 시즌3 시작
2년 만에 시즌3로 돌아오는 영국 BBC 드라마 ‘셜록’. BBC 방송화면 촬영
지난달 29일 셜록의 각본가이자 극 중 셜록 홈스의 형 마이크로프트로 출연하는 마크 게이티스는 트위터에 “친지와 가족들이 ‘살아있는 추억’과 함께 그리워하는 컨설팅 탐정 셜록 홈스, 2014년 1월 1일!”이라고 올렸다. 방영 날짜를 슬쩍 흘리면서 지난 시즌 막바지에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던 셜록이 실은 살아있다는 사실까지 상기시킨 것이다. 동시에 런던에선 ‘셜록 01 01 14’라고 적은 빈 영구차가 시내를 돌아다니는 장면이 목격됐다. 시즌3 첫 에피소드 제목이 ‘빈 영구차’라는 점을 빗댄 이벤트였다.
떠들썩한 제작발표회나 예고편 대신에 트위터와 빈 영구차로 방영일을 알리는 방식은 고전 탐정소설 ‘셜록 홈스’를 블로그와 스마트폰을 쓰는 21세기 탐정으로 되살린 ‘셜록’ 제작진다운 선택이었다. 19세기에 창조된 가상인물일 뿐인 셜록이 마치 지금 현재 런던의 베이커 스트리트 221B에 살고 있는 것처럼 눙치는 솜씨가 일품이다.
시즌마다 달랑 3편만 방영하면서도 셜록이 잊히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시즌이 쉬는 동안에도 팬들은 블로그와 트위터를 지켜보며 마치 자기도 드라마 속 등장인물인 것처럼 댓글을 달고 글을 남긴다. 수수께끼처럼 올라오는 셜록과 왓슨의 글을 보며 다음 시즌의 향방을 ‘추론’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셜록은 성탄절에 특별 미니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아직 못 본 사람들은 시즌1부터 시작하기 딱 좋은 때다. 이렇게 빠져들다 보면 셜록과 왓슨의 블로그를 뒤지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