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김강녕-한국전력 김정석
팀 주전 리베로-세터 당당히 꿰차… 2부리그 조선대 나와 성공신화
조선대 출신의 김강녕은 2008∼2009시즌에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최강 리베로 여오현(35)이 버티고 있는 팀에서 수련 선수(연습생)인 그에게 기회가 올 리 없었다. 결국 한 시즌 만에 팀을 나와 용인시청에 입단했다. 김강녕은 “실업팀에 있으면서 세상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삼성화재에서 훈련하던 시절이 너무 그리웠는데 마침 신치용 감독님이 다시 불러주셨다”고 말했다.
2010∼2011시즌부터 3년 동안 여오현의 백업으로 잠깐씩 코트에 섰던 김강녕은 올 시즌을 앞두고 기회를 얻었다. 현대캐피탈로 옮긴 여오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우리카드에서 영입한 국가대표 리베로 이강주(30)가 팀 적응에 애를 먹으며 주전 리베로 자리가 김강녕에게 돌아간 것. 신치용 감독은 “평소 성실하게 훈련을 하며 준비를 했던 게 빛을 보고 있다. ‘연습생 신화’라고 할 만하다. 이강주가 페이스를 찾더라도 김강녕을 벤치 멤버로 놔두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영철 감독이 올 시즌 한국전력을 맡은 것이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한국 최고의 세터였던 신영철 감독은 김정석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집중적으로 노하우를 전수했다. 지난 두 시즌 교체 멤버로 33세트에 출전했던 김정석은 올 시즌 전 경기에 주전으로 나가 39세트를 소화했다. 지난 시즌 세트당 0.87개였던 세트(토스)는 올 시즌 8.7개로 수직 상승했다. 대한항공 주전 세터 황동일(8.3개)보다 많다. 특히 8일 꺾은 현대캐피탈에는 국가대표인 최태웅과 권영민이 있었지만 김정석을 당해내지 못했다. 신영철 감독은 “처음에는 기대를 안 했는데 주문하는 훈련을 모두 소화하며 급성장했다. 앞으로도 계속 주전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10일 러시앤캐시를 3-1(25-22, 25-23, 25-27, 25-14)로 꺾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