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대 한일 정책 좌담회
한일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양국 전문가들이 10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 동서대 문화센터 콘서트홀에서 좌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조세영 전 외교부 동북아국장, 정구종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공로명 전 외무부 장관, 사회를 본 장제국 동서대 총장,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 오코노기 마사오 전 게이오대 교수, 와카미야 요시부미 전 아사히신문 주필. 동서대 제공
한일 관계의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동서대 일본연구센터가 10일 오후 2시 부산 사상구 주례동 동서대 문화센터 콘서트홀에서 긴급 한일 정책 좌담회를 열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공 전 장관, 정구종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동서대 일본연구센터 소장), 조세영 전 외교부 동북아국장(동서대 특임교수) 등 한국 측 3명과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전 주한 일본대사, 오코노기 마사오(小比木政夫) 전 게이오대 교수,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이상 동서대 석좌교수) 전 아사히신문 주필 등 일본 측 3명이 참석했다.
공 전 장관은 한일 간 갈등이 장기화하는 것에 대해 “동북아 정세는 중국의 부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최근 중국의 경제력과 더불어 군사력이 커지면서 국제관례에 어긋나는 현상 타파적인 요소가 많아 마찰을 빚으면서 한일 관계도 꼬여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국장은 “최근의 한일 관계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영향으로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여론의 힘으로 외교 현장이 경직됐고 역사 인식, 영토 문제가 얽혔다”고 진단했다.
무토 전 대사는 “역사는 각각의 처지에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 식민지 문제 등으로 한국에 대해 성심성의를 다했다. 경제협력 부분은 더욱 그렇다. 역사 인식에서도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한파’로 알려진 오코노기 교수는 “한일 관계 문제는 우선 고위급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중에서 위안부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일 양국의 리더십이나 국민 여론이 다르더라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였다.
와카미야 전 주필은 “현재 동북아의 정세는 북한 중국과 일본의 관계, 중국발 미세먼지, 일본 원전 방사능 유출 등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 1965년 한일협정 때 역시 시대상황은 다르지만 전략적 판단으로 협정을 맺었을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협력을 해야 생존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남북 정상회담 못지않은 뉴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