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이틀째… 코레일 1585명 추가 직위해제 노사갈등 증폭
서울역 역사 안 집회 코레일이 이사회에서 수서발 KTX 신설 법인 설립을 의결한 10일 오전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서울역 역사 안에서 집회를 열고 민영화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조는 “수서발 KTX 운영사를 독립 계열사로 분리하면 다음 수순은 민영화”라며 반대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파업 이틀째인 10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사옥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수서발(發) 고속철도(KTX) 운영사 설립 및 출자계획을 의결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은 수서발 KTX 운영사 설립에 반대하며 파업에 나선 터라 파업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9일 파업 참가자 4356명을 직위해제한 데 이어 10일 1585명을 추가 직위해제했다.
○ ‘철도 민영화’로 파업 장기화되나
이날 코레일이 설립 의결한 수서발 KTX 운영사는 지난해 정부 구상과 달리 코레일 계열사 형태로 출범한다. 코레일이 지분 41%와 대표이사 추천권을 갖고 정부와 지자체 등의 공공 자금이 59%의 지분을 갖게 된다. 국토부 측은 “코레일 부채가 17조 원에 달해도 철도 운영독점 때문에 개혁이 쉽지 않다”며 “현재 방안은 공공성을 유지하며 경쟁체제를 도입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정부가 철도노조에 굴복해 민영화 방침에서 후퇴해 이도저도 아닌 조치를 내놨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수서발 KTX의 민간 운용사 선정에 대해서는 “철도의 공공성을 해치는 조치”라며 반대했던 코레일은 이번 신규 운영사 설립은 민영화와는 상관없는 조치라고 주장한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계열사 설립이야말로 수서발 KTX 민영화 논란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며 “철도 민영화 시도가 있으면 내가 철로에 드러눕겠다”고 말했다.
반면 철도노조는 계열사 설립을 철도 민영화의 ‘전초 단계’로 보고 있다. 회사 정관 변경을 통해 공공 지분을 언제든 민간에 넘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민간 기업이 코레일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신설 회사 정관에 주식 매매 대상을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에 한정시켰다”며 “노조가 가정에 근거한 채 철도 민영화 논리를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 파업 강도는 약해
한편 운송 차질 우려가 컸던 화물열차 운행률은 이날 평시 대비 36.2%까지 떨어졌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