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함 없이 “김정은” 실명 언급… 北 “장성택은 만고의 역적” 선전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북한이 현재 김정은의 권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숙청을 감행하면서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 안위와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히 지키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의무이고 국민을 대신하는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실명을 언급한 건 두 번째로, 5월엔 북한의 도발을 비판하며 ‘김 위원장’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번엔 호칭을 뺐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숙청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측근들을 “적대세력들의 반공화국 책동에 편승한 만고의 역적 무리”라고 표현하면서 숙청의 정당성을 거듭 선전했다. 이 신문은 장성택의 숙청을 지지하는 주민들의 반응을 전하는 데 4개 면을 할애했다. 기업소와 공장, 대학 등에 소속된 주민 10여 명은 “장성택을 설설 끓는 보이라(보일러)에 처넣고 싶다”고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 내부의 갑작스러운 변화나 동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이에 대비해 북한 권력 지도부의 동향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 내 북한 인사들의 움직임을 함께 살피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중국 일각에서는 당국이 탈북자 증가로 인한 돌발사태를 막기 위해 북-중 접경지역의 치안을 강화했다는 말도 돌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눈에 띄는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