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디셈버’ 출연 슈퍼스타 김준수
김준수는 “데뷔 후 첫사랑을 만났다”며 “연애에는 서툴지만 직접 대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 말이 들릴 때마다 김준수는 연습장을 찾았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차근차근 배웠다. 성실함을 인정받을 때쯤 관객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어느새 뮤지컬계의 슈퍼스타가 됐다. 그렇지만 그는 “아직도 배울 게 많다”며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늘 자신을 낮추는 김준수의 재능은 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리는 창작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이하 ‘디셈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디셈버’는 가수 김광석의 노래 24곡에 사랑 이야기를 더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그는 운명을 믿는 로맨티시스트 지욱 역을 맡아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캐릭터를 그려낸다.
김준수에게 이번 작품은 큰 도전이다. ‘모차르트!’ ‘엘리자벳’ 등 ‘노래’ 중심이었던 전작들보다 ‘연기’가 강조된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장진 감독이 연출을 맡은 만큼 연극적인 요소가 많다. 또 대사 곳곳에 유머 코드가 녹아 있다. 연기력이 떨어지면 이런 섬세한 부분을 살릴 수 없다.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웠던 김준수로서는 연습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는 “하루에 8시간씩, 두 달 넘게 연습장에 머물렀다”며 “미친 듯이 노래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대사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또 말로 사람의 감성을 전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개막이 다가오면서 악몽을 꿀 정도예요. 연습만이 살길이죠. 물론 힘든 점도 있지만 이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씩씩하게 해내야죠.”
2004년 가수로 데뷔한 김준수는 이달 26일 데뷔 10주년을 맞는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지난 10년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는 “할아버지가 되더라도 지난 10년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가장 행복하면서도 불행했던 시간 같아요.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이죠. 좋든 싫든 가장 생각나는 시간으로 남을 것 같아요.”
“가수 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제가 가수 활동을 하는 이유는 팬들을 위해서예요. 그들이 있었기에 ‘가수 김준수’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거든요. 팬들이 원할 때까지만 가수 생활을 하려고 해요. 그 대신 뮤지컬은 오래도록 하고 싶어요. 이제 4년차 배우라 많이 부족해요. 제가 채워 가야 할 것이 많이 있죠. 무대에서 행복을 전하는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