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이다. 그렇더라도 ‘100세 시대’를 맞아 60세에 정년퇴직한 뒤 노동시장에서 아예 빠져나가기에는 남은 인생이 길다.
한전은 발 빠르게 예비 퇴직자들의 재취업과 창업을 위한 ‘아웃플레이스먼트(퇴직자 경력지원)’ 제도를 2007년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한 직원에게 재취업이나 창업 등 일자리를 찾는 데 필요한 교육과 제반 여건을 마련해주는 제도다.
이 단계를 거치면 창업과 재취업을 위한 전문 과정에 들어간다. 이력서 작성, 면접,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재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배운다. 창업 희망자들은 상권 분석법을 배우고, 업종을 선정해 사업계획서도 작성해본다.
마지막 단계는 현장 실습이다. 실제 재취업 환경을 조사해 자신에 맞는 직종을 찾는다. 창업 예정자는 상권 조사를 위해 직접 뛴다.
처음 프로그램을 도입했을 때는 퇴직자 552명 가운데 13.6%인 75명만이 교육을 수료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료율이 점차 올라 2010년에는 25.9%, 2011년에는 53.8%, 2012년에는 55.7%로 껑충 뛰었다. 올해도 9월 말 퇴직하는 직원 240명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5월 20일부터 14주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전 관계자는 “아웃플레이스먼트 제도는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이라며 “퇴직 예정자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은퇴 이후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매년 700∼800명의 정규직을 채용하는데 이들의 5% 정도를 시간제 일자리로 뽑을 계획이다. 한전의 채용 규모는 에너지 공기업 가운데 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