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숙청 이후]張측근 ‘숙청 리스트’ 싸고 說 說 說
장성택 비난하는 김책공대 학생들 북한 노동신문이 11일 3면에 게재한 ‘숙청당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성토하는 김책공업종합대 학생들’의 모습. 노동신문은 이 사진과 함께 “사회 각계각층에서 장성택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 “장성택 관련자들 귀국 조치 후 조사 중”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1일 장성택의 측근인 이수용 전 주스위스 대사가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합영투자위원장을 지낸 이 전 대사는 스위스에 있을 당시 이철이라는 가명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주무르며 ‘금고지기’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수용이 관리하던 비자금 규모는 약 40억 달러(약 4조2020억 원)”라며 “그가 비밀 자금을 놓고 김정은과 대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복수의 대북소식통은 “처형설은 신빙성이 낮다”고 했다. 이수용은 8일 장성택의 제명과 출당 등을 결정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모습이 노동신문 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은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장성택에 대해 성토하는 내용의 ‘반영문’(일종의 소감문)을 쓰게 하는 등 숙청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상교육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 핵개발과 비자금 핵심정보 유출?
한국 정보당국이 1차적으로 주목하는 ‘장성택 라인’의 핵심은 이수용 전 대사와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등이다. 지 대사의 경우 곧 평양으로 소환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아직까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11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주최한 신년 리셉션에 참석했다. “박봉주 내각총리와 마찬가지로 숙청의 칼날을 피했다”는 분석과 함께 “아직은 더 지켜볼 상황”이라는 분석이 엇갈린다.
연쇄 숙청의 칼부림을 피하기 위한 측근 망명설도 정보당국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부분이다. 중국에서 망명을 시도 중인 고위급 인사가 핵개발 관련 핵심 문서는 물론이고 비자금 정보도 갖고 있고, 제2경제위원회(군수경제 담당)와 제3경제위원회(김 씨 일가의 비자금 담당)까지 관장한 인물이란 구체적 첩보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핵심 당국자는 “현재까지는 정말 아무것도 확인된 게 없다”며 “사실이라면 은밀하고 신중하게 진행해야 할 특급 작전인데 관련 첩보가 흘러나온다는 것 자체가 좀 이상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북한, 이용하·장수길 공개 처형 때 기관총 사 용’ 내용의 리포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