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日에 뒤질수야…
제주의 해녀들은 매서운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산물을 캐기 위해 ‘바다 밭’으로 뛰어든다. 오랜 기간에 걸쳐 독특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해녀문화는 지난해 9월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제주해녀의 지속가능성’이 의제로 채택되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등재 작업은 지지부진했다. 제주의 등재 활동이 뜸한 사이 일본에서는 ‘아마(해녀)’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4월부터 방영된 NHK 아침드라마 ‘아마짱’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에서도 해녀를 유네스코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주도가 크게 당황했다.
○ 해녀 등재도 한일전?
제주에서는 해녀문화가 지닌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2007년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이러는 사이 일본 미에(三重) 현 도바(鳥羽) 시, 시마(志摩) 시 등지에서는 드라마 열기를 타고 쇠락해가는 지역회생을 위해 해녀문화 부흥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다양한 홍보 전략을 펼쳐 프랑스 유력 일간지인 르몽드 1면에 일본 해녀의 사진과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 가능성
해녀는 기계장비 없이 바다 물속 10∼20m까지 들어가 숨을 참고 해산물을 채취한다. 세계적으로 제주와 일본 일부 지역에만 있을 정도다. 초인적인 잠수어업을 비롯해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와 장비, 생사를 넘나드는 생활에서 생겨난 무속신앙, 노동과 함께 만들어진 노래, 공동체생활에서 이뤄진 조직 등의 해녀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김귀배 문화커뮤니케이션팀장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주해녀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공청회에서 “해녀는 역사성이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지만 해녀문화가 제주사람의 정체성에 미친 영향과 무형문화 등재로 얻게 될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세밀한 검토와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