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배구 여자부 도로공사는 선수들의 자기계발은 물론이고 정규직 전환 등 최고의 대우를 해주면서 은퇴 후 새 삶을 살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도로공사가 부러움 사는 이유
선수들 공식 스케줄 외 자기계발 시간
각종 자격증 취득·대학진학까지 도와
현역생활 마친 뒤 일반직원으로 근무
프로스포츠에서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는 입단(취업) 기회를 잡았다고 해도 미래는 불투명하다. 특히 ‘은퇴 후 진로’는 가장 큰 고민이다. 남자에 비해 여자 선수들의 처지가 더욱 그렇다. 일단 프로무대에서 이탈하면 실업팀에서 좀 더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것 외에는 딱히 길이 없다.
도로공사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
훈련과 경기 등 공식 팀 스케줄 이외에 도로공사 선수들은 자기계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고, 영어 등 어학 공부에 매진한다. 물론 선수 본인이 원한다면 대학 등에 진학해 학구열을 불태울 수도 있다. 아울러 선수들은 현역 생활을 마친 뒤 도로공사에서 일반 업무를 하는 직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 이 때 선수 경력을 인정해준다. 모두를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 사원으로 전환시켜 안정적인 제2의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도로공사에는 많은 선수 출신 직원들이 근무 중이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간혹 퇴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20여 명이 정규직 사원으로 사회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있다. 2011∼2012시즌까지 활약한 국가대표 레프트 임효숙을 포함해 곽미란, 김미진, 김지현 등 많은 선수들이 혜택을 입었다. 그러다보니 이는 팀과 회사에 대한 현역 선수들의 충성도가 높아지는 긍정의 효과까지 낳았다.
다만 모두가 수혜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현역 시절 준우승 이상 성적 등 일정 수준의 팀 기여도와 함께 자격증 1개 이상 보유 등 일부 요건까지 충족해야 한다. 물론 선수 출신들이 일반인들과 똑같이 경쟁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만큼 노력하는 자세를 중시한다는 의미도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선수도 같은 직원이다. 코트 안팎에서 스스로 키울 수 있는 열린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도 구단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