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본인 의견 존중 1년간 임대”16일 출국… 獨서 메디컬 테스트
20세 이하 월드컵 스타 류승우(20)가 손흥민(21·레버쿠젠·사진)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류승우의 소속 팀인 K리그 클래식 제주는 류승우를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에 1년 간 임대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제주 출신의 분데스리가 진출은 구자철(볼프스부르크)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에 이어 세 번째다.
10일 자유계약으로 제주와 5년간 계약한 류승우는 6월 터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2골을 넣어 한국의 8강 진출에 기여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류승우는 당시 활약으로 유럽 팀들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K리그에서 먼저 경험을 쌓겠다”며 입단 제안을 거절했었다.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는 7월 당시 중앙대 소속이던 류승우 영입을 추진하면서 선수육성 보상금 명목으로 중앙대 측에 40만 유로(약 5억7900만 원)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에서 경험을 쌓겠다고는 했지만 류승우는 해외 진출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인 최대어로 꼽힌 류승우는 제주와 계약하면서 ‘해외 진출 기회가 있으면 구단이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레버쿠젠 구단이 적극적이었다. 즉시 전력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보고 데려가겠다는 것 같다. 본인(류승우)도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커 보였다. 한국 선수(손흥민)가 있는 팀이라 좀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 완전 이적이 아니라 1년 임대이기 때문에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임대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제주는 류승우가 독일에서 적응을 잘해 1년 뒤 레버쿠젠 구단이 류승우의 완전 이적을 추진할 경우 선수의 가치와 계약 시 조건 등을 검토해 이적 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류승우는 16일 독일로 날아가 레버쿠젠 구단의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다. 류승우가 테스트를 통과하면 제주는 1월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선수 등록을 한 뒤 레버쿠젠과 임대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 두 구단은 구체적 계약 내용을 밝히지 않기로 했지만 완전 이적이 아닌 임대인 데다 기간이 1년이어서 도르트문트가 제시했던 액수보다는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