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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승줄에 두 손 묶인채 고개 떨궈, 눈-광대뼈에 멍… 고문당한 듯

입력 | 2013-12-14 03:00:00

[北 장성택 처형 / 급변사태 신호탄인가]
‘2인자 張’ 초라한 마지막 모습… 서상기 “기관총으로 사살 추정”
루마니아 차우셰스쿠와 닮은꼴




처형 직전 장성택의 모습은 40여 년간 누려온 ‘2인자’ 칭호가 덧없을 정도로 초라했다.

북한은 13일자 노동신문에서 장성택이 전날 국가안전보위부의 특별군사재판을 받는 모습이 담긴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국가안전보위부 요원 2명에게 끌려가는 장성택은 고개를 숙인 채 양손이 포승줄로 묶여 있었다.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끌려 나갈 때와 같은 남색 인민복을 입었고 평소에 끼던 검은색 안경을 쓴 모습이다. 얼굴은 지난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수행하던 때와 비교하면 차이가 눈에 보일 정도로 살이 빠지고 머리숱도 줄었다.

장성택의 맞은편에는 사형 선고를 내린 재판관 3명이 세로로 놓인 인공기를 배경으로 앉아 있다. 재판관과 장성택 사이에 서기로 보이는 군복 차림의 남성 한 명이 앉아 있는 모습도 보인다.

장성택의 얼굴과 양손은 멍이 든 것처럼 보인다(사진). 장성택의 왼쪽 눈은 검푸른 색이고 왼쪽 광대뼈와 양손은 군데군데 붉은색과 검푸른 빛을 띠고 있다. 오른손은 왼손에 비해 부어 보인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장성택을 끌고 가는 국가안전보위부 요원 한 명이 장성택의 목 뒷덜미를 잡고 가는 부분에서 강압적인 모습이 느껴진다”며 “조사 과정에서 고문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은 “기관총 사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장성택 처형은 1989년 루마니아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처형과 방식 면에서 닮은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5년간 루마니아를 철권통치한 차우셰스쿠와 그의 부인은 그해 성탄절인 12월 25일 군사재판에서 학살, 국유재산 파괴, 경제 파탄 등 ‘인민에 대한 범죄’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포승줄로 손을 뒤로 묶인 채 끌려 나가 각각 실탄 30발을 맞고 최후를 맞이했다. 속전속결로 처형한 이유는 차우셰스쿠의 비밀경찰 조직인 ‘세쿠리타테’ 요원 3000여 명의 반란 여지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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