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시장은 “그동안 정(正), 민(民), 화(和)의 정치철학으로 시정을 이끌어 왔다. 앞으로도 우리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열정 99℃가 100℃가 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강조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날 출판기념회를 ‘출마’라는 표현만 쓰지 않았을 뿐 사실상의 ‘도지사 출정식’으로 보고 있다. 2002년을 시작으로 내리 세 번 시장을 지낸 그는 3선 제한으로 천안시장에는 더이상 출마할 수 없다.
3선 연임한 지방자치단체장은 충남의 경우 성 시장과 나소열 서천군수, 진태구 태안군수 등 3명. 이들은 어떤 일을 구상하면서 임기의 마지막 겨울을 보내고 있을까. 더이상 정치 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주변에 밝힌 진 군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안빈낙도(安貧樂道)’보다는 ‘더 큰 꿈’을 향해 잰걸음을 하는 중이다.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접고 싶어 하지 않는 데다 영욕을 같이해 온 주변 사람들이 그대로 놔두지 않기 때문.
역시 3선을 한 나소열 서천군수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그는 이달 3일 대전 서구 오페라웨딩에서 열린 전국균형발전지방정부협의회 창립총회에서 공동대표를 맡았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에 대응하기 위한 전국 91개 비수도권 기초자치단체장 모임의 수장을 맡은 것. 서천군은 수도권 최인접 지역이 아니어서 수도권 규제완화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나 군수가 이 문제를 주도하는 것은 전국적인 이슈를 통해 도지사 후보로 체급을 높여 보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많다. 전국균형발전지방정부협의회 창립도 나 군수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군수는 그동안 금강하구둑 해수유통과 해상도계 문제 등을 놓고 전북 군산시와 시군 경계를 넘어선 공방을 벌여 왔다. 도지사에 나선다면 어떤 강점을 호소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 군수는 “탄탄한 행정력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서천군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성 시장이나 나 군수 모두 안희정 충남지사에 비해 행정력이 상대적인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올해 7월 불출마 선언을 했다. 2002년 대전시장에 당선된 그는 2006년 선거에서 당시 부시장이었던 박성효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가 2010년 리턴 매치에 성공했다. 내년 재출마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불출마를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염 시장은 “퇴직 후에는 평범한 시민으로 봉사를 계속하고, 봉급을 받는 공기관 직함은 갖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출마 선언으로 정치를 내려놓은 염 시장의 얼굴이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해 보인다는 게 주위 사람들의 얘기다. 하지만 그가 출마는 하지 않더라도 차기 대전시장 구도에서 완전히 몸을 뺄 거라고 생각하는 이는 드물다. 염 시장은 최근 한 사석에서 차기 선거에서 ‘염심’이 유효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전 발전을 이끌 인물이 시장이 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마음에 드는 후보라면 지지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