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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기자의 핫플레이스] ‘新제주’ 연동에 훈풍… 올 호텔신축공사만 8건

입력 | 2013-12-16 03:00:00

관광객 넘치는 현장




4일 제주시 연동 일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곳에서 호텔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제주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관광·숙박업소가 몰린 연동 일대는 제주의 부동산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고 있다. 제주=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준일 기자

‘재개발지구인가?’

왕복 4차로를 사이에 두고 공사 가림막이 세 개나 보입니다. 이곳들을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들락거립니다. 레미콘 차량이 나무 거푸집에 연신 콘크리트를 내뱉습니다. 인부들은 철근 마디마디를 잇느라 정신없습니다. 바닥에 박힌 굵은 돌과 그 돌을 으깨려는 쇠가 만난 굴착작업은 둔탁한 소리를 토해냅니다.

4일 비행기에서 내린 뒤 자동차를 타고 8분 정도 달려 도착한 제주시 연동의 광경입니다. 제주시민들은 이도동 삼도동 등의 ‘중앙로’ 일대를 구제주, 연동을 신제주로 부릅니다. 재개발하려는 구도시도 아닌 신도시에 왜 이런 공사가 연이어 이뤄지고 있을까요. 심지어 상가가 늘어서 있는 서울의 종로 거리와 비슷한 곳인데 말입니다.

이 공사는 모두 호텔신축공사입니다. 올해 연동에서 착공에 들어간 호텔은 모두 8개입니다. 허가 면적은 5만680m²로 올해 제주 신축 호텔 허가 면적(20만 m²)의 4분의 1을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연동 전체 면적의 5%에 해당한다는군요.

올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달 28일 기준 10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은 210만 명에 이릅니다. 1994년 택지개발지구로 착공된 연동은 그동안 주거 중심지였지만 제주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신흥 관광숙박지구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신라면세점과 중국인이 많이 찾는 쇼핑거리인 ‘바오젠거리’가 있는 곳이라 외국인 숙박에 특화된 곳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찾는 사람이 늘면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는 법. 연동 일대는 최근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제주에서도 ‘핫 플레이스’로 불리고 있습니다. 연동 일대는 최근 2년간 권리금과 상가 임대료가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바오젠거리에 위치한 1층 전용 40m² 상가는 월 임대료 최저가가 55만 원에서 85만 원으로 55%, 최고가는 105만 원에서 190만 원으로 81%가량 뛰었습니다. 같은 면적 최저 권리금도 1600만 원에서 5500만 원, 최고는 3300만 원에서 950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김현옥 부국공인중개사 대표는 “연동 일대는 빈터가 최근 3년 새 거의 사라졌고 제주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편의점 3곳이 집중돼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핫’한 곳에 돈이 따르기 마련이지요. 이곳에 서울의 자산가들이 몰렸습니다. 지난달 22일 분양을 시작한 수익형 호텔 제주센트럴시티는 계약자의 40% 이상이 서울 강남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 거주자라고 합니다. 이어 계약자의 14%가 서초·송파구 거주자였고 15%가 이외의 서울 사람들이라는군요. 분양 관계자는 “높은 수익률과 제주 별장을 바라는 사람들이 계약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껏 들뜬 연동이지만 근심도 보입니다. 바로 중국의 관광법인 ‘여유법’ 때문인데요. 10월 1일부터 중국이 저가 덤핑 관광 상품을 규제하는 여유법을 시행하면서 중국 단체관광 상품 가격이 낮게는 20∼30%, 높게는 2배나 인상돼 중국인 관광객이 대폭 줄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10월과 11월 두 달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2만180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5.2% 증가했지만 8, 9월 증가율이 100%를 넘긴 것에 비하면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연동의 상인들은 걱정을 하면서도 중국 관광객을 접대할 때는 친절한 얼굴로 돌아갔습니다. 관광객 증가가 바꿔놓은 연동 일대 부동산 지형은 앞으로 어떤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줄까요.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