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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찬반논쟁 시끌

입력 | 2013-12-16 03:00:00

노동당원인 고대생 첫 게시후 확산… 페북 페이지 17만명 방문 “좋아요”
일베회원은 훼손사진 올렸다 사과




한 고려대생이 14일 오후 7시 30분경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에 올린 글에 첨부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훼손 인증 사진. 일간베스트저장소 화면 캡처

“고려대 철도 파업 대자보 찢어버렸다.”

강경 우파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에는 14일 오후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떨려’라는 이용자는 “빨갱이들이 학교 망신 다 시키고 다니는 꼴 보기 싫어서 1차로 찢었는데 밥 먹고 오니 다시 붙여놨노? 질 수 없어서 다시 찢어버렸다”는 글과 함께 대자보를 세 동강 내 찢은 사진 2장을 올렸다.

이 대자보는 고려대 수학과 이모 씨(20)가 코레일의 노조원 직위해제를 비판하며 ‘우리는 언제까지 안녕할 수 있는지 불안하다’는 내용을 적은 글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떨려’는 15일 고려대생 커뮤니티에 “표현 방식이 폭력적이고 경솔했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최근 대학가에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이는 열풍을 두고 찬반논쟁이 뜨겁다.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이며 노동당(옛 진보신당) 당원인 주현우 씨(27)가 10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철도 민영화 및 젊은 세대의 정치 무관심을 비판하는 2장짜리 대자보를 붙인 이후 관련 대자보가 잇따라 붙고 있다. 대자보들은 주로 철도노조 파업,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등 사회 현안을 비판하면서 젊은 세대가 정치에 적극 참여해야 ‘안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12일 개설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4일 만에 17만여 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호응했다.

반면 대자보 내용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북대 경영학과 박모 씨는 학내에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지 않고 밀양 송전탑 건설에 찬성하면 깨어 있지 않은 대학생 취급을 받는다”며 “사회 문제에 충분히 관심이 많지만 그것이 옳지 못한데도 지지하고 응원해야 하느냐.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반박하는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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