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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방치 美주정부, 1769억원 배상할판

입력 | 2013-12-17 03:00:00

아동학대 신고받고도 귀가조치… 뉴저지주 지방법원 배심원 평결




미국 뉴저지 주 정부가 가정폭력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이유로 1억6800만 달러(약 1769억 원)의 배상금을 피해 가정에 지불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15일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뉴저지 주 에섹스 카운티법원 배심원단은 아버지에게 심하게 맞아 시력을 잃은 자디엘 벨라스케즈(8)에게 주 정부가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평결했다.

저지시티에 사는 자디엘은 4세였던 2009년 7월 아버지 조슈아 벨라스케즈(26)에게 온몸을 심하게 맞아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자디엘의 조부모는 이를 주 정부에 신고하고 의료진도 학대가 있었다고 증언했지만 주 정부는 자디엘을 그냥 집으로 돌려보냈다.

몇주 뒤 아버지 벨라스케즈가 또다시 폭력을 행사해 자디엘은 시력을 잃었다. 당시 벨라스케즈는 6년형을 선고받았지만 격분한 조부모가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주 정부가 자디엘을 가정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자디엘 측 변호사인 데이비드 마지는 “벨라스케즈는 20세까지 폭력 등으로 20번 체포된 인물이다. (주 정부가) 더이상 무엇을 더 알기를 원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주 정부는 재판에서 “피해 아동을 부모에게서 떼어놓기 전에 한 차례 주의를 주는 관행을 따르느라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배심원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 정부 측은 “카운티 법원이 배심원단의 평결을 받아들여 그대로 판결하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