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1815명 지원… 경쟁률 9대1, 3학년까지 학과 칸막이 없이 학습
신성철 DGIST 총장(왼쪽)이 198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최근 DGIST에서 초청 강연을 한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클라우스 폰 클리칭 박사와 대화하고 있다. 신 총장은 “시대를 이끄는 이공계 교육은 완벽한 융복합형 시스템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DGIST 제공
첫째는 전국 과학고와 외국어고, 일반고 등 716개 고교의 최상위권 학생 1815명이 지원해 ‘학생들의 관심이 적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완전히 씻었다. 지원자의 30%는 수도권 고교 학생이었다.
둘째는 지원자들이 DGIST의 ‘융복합 교육철학’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 면접에 참여한 교수들도 바짝 긴장했을 정도였다. 특히 2011년부터 정기적으로 마련하는 노벨 과학상 수상자 초청 강연에 왔던 학생들의 지원이 많았다.
전원 국가 장학생으로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신입생은 3학년까지 학과 없이 기초 과학 및 공학, 리더십, 기업가 정신, 인문학, 예체능 교육을 통해 융복합 인재로 성장하는 토대를 다진다. 학과 칸막이를 허물어 융복합적 사고로 넓고 깊게 생각하는 태도가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해서다. 강의는 자체 개발한 입체형 전자책을 활용한다.
DGIST 정문에 있는 융복합 교육철학 상징 조형물. ‘C’자 모양은 DGIST 인재상인 ‘창의’ ‘기여’ ‘배려’ 를 나타내는 영문 첫 글자를 땄다. DGIST 제공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신 총장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미래전략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받았다. 물리학자들의 꿈인 미국물리학회 석학회원(회원 5만 명 가운데 0.3%)이기도 하다. 그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 성장시키는 기분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맹자에 나오는 군자의 즐거움을 가리키는 말이다. 동양고전 등 인문학에 밝은 그가 DGIST의 비전을 ‘세계 초일류 융복합 연구중심대학’으로 정하고 차별적인 이공계 학부교육 모델을 구상한 배경도 시대에 맞는 ‘근본’을 창조하려는 통찰력에서 나왔다.
학생들에게 사회적 기여와 배려의 마음가짐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신물질과학 △정보통신융합 △의료로봇 △에너지시스템공학 △뇌과학 △뉴바이올로지(차세대 생명과학) 등 6가지 특성화 분야의 실력도 공동체를 생각하는 인격이 뒷받침돼야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