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대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서 전남 6개-전북 5개 브랜드 뽑혀서울학교 59.9%가 전남쌀 급식
그동안 품질에 비해 저평가돼 왔던 ‘호남미’가 고품질 쌀 브랜드 평가를 휩쓸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쌀’로 인정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관한 ‘2013 전국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에서 뽑힌 12대 고품질 브랜드 쌀 가운데 전북과 전남 쌀은 금상 등 11개 부문을 휩쓸어 전국 최고의 쌀임을 증명했다.
전남북은 오랫동안 국내 최고의 곡창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쌀을 생산하면서도 경기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쌀로 인식돼 왔다. 브랜드와 유통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 호남미가 ‘포대갈이’를 통해 경기미로 둔갑하는 사례도 많았다. 자체 소비량보다 훨씬 많은 쌀을 생산하다 보니 타 지역으로 반출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호남미의 가치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
○ 호남미, 이젠 대한민국 대표 쌀로 공인
강진의 ‘프리미엄 호평’과 정읍의 ‘단풍미인 쌀’은 12대 고품질 브랜드와 별도로 도별로 한 곳씩 선정된 ‘지역을 빛낸 쌀’로 뽑혔다.
이번 평가는 쌀 품질 고급화와 소비 촉진을 위해 10여 개 회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관한 것으로 쌀 평가부문에서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전국 1870여 개 쌀 브랜드 가운데 시도 추천을 받은 쌀을 대상으로 3차례의 품질평가, 소비자, 전문가 패널들의 식미(食味)평가, 서류와 현장평가 등을 거쳐 선정한다. 전북은 7개 브랜드, 전남은 9개 브랜드 쌀을 출품해 전국에서 추천된 35개 브랜드와 경쟁을 벌였다.
전남 쌀이 선정 브랜드의 절반을 차지한 것은 2003년 평가 이후 처음이다. 전남과 전북 쌀은 매년 평가에서 12대 브랜드 가운데 3∼5개씩 선정됐다. 특히 올해 1등을 차지한 익산 탑마루 골드라이스는 2011년 2위에 이어 2년 만에 1위에 올라 전국 최고 품질 쌀임을 입증했다. 4위를 차지한 군산 철새 도래지쌀도 2010년 1위를 포함해 지금까지 7차례나 12대 고품질 브랜드로 뽑혀 ‘명품’ 반열에 올랐다.
○ 철저한 품질 관리와 고품질 정책의 성과
전남 쌀은 서울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서울지역 학교 절반 이상이 ‘전남 쌀’을 급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 서울지역 2156개 학교 가운데 전남 쌀을 먹는 곳이 1293곳. 지난해 47.9%(1034개 학교)이던 전남 쌀 공급학교 비율이 59.9%로 늘어났다. 공급량도 지난해 1만1800t에서 1만3010t으로 증가했다. 한 해 서울지역 학교 급식 쌀 물량은 2만4284t으로 전남은 이 가운데 지난해 48.6%, 올해는 53.8%를 공급했다. 전남도는 전남 쌀 선호 현상이 ‘새끼 우렁이 농법’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우렁이 농법은 써레질 후 새끼 우렁이를 논에 넣고 벼가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피 등 온갖 잡풀을 뜯어먹도록 하는 농사법. 독성인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도 쌀농사를 짓게 된 것. 전남도는 ‘새끼 우렁이 농법’을 2009년부터 보급하기 시작해 2011년 4만 ha, 2012년 7만5000ha, 2013년 10만 ha로 늘려왔다.
김광오 kokim@donga.com·정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