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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일 2주기 추모대회]빨치산 1세대 황순희, 주석단에 등장

입력 | 2013-12-18 03:00:00

김정일 어린 시절 유모 역할… 남편 류경수도 빨치산 출신




올해도 김정일 사망 중앙추모대회 주석단에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 관장(94·여)이 가장 눈길을 끈다. 그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왼쪽 세 번째 자리에 앉았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총리 다음 자리였다.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지만 서열을 따졌을 때는 상위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박물관 관장인 황순희가 국가적 행사에 김정은의 지근거리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는 북한에 생존해 있는 빨치산 1세대 3명 중 한 명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는 김정일이 어렸을 때 ‘유모’처럼 돌본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김정은은 그를 주석단에 등장시킴으로써 ‘백두혈통’을 돌봐준 빨치산에 대해 보답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준 셈이다.

황순희는 지난해 7월 27일 이른바 ‘전승절’ 행사 때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였다. 당시 휠체어에 앉아 있을 정도로 거동이 불편했다. 그랬던 그를 김정은이 대를 이어 챙기고 있음을 과시했다.

황순희 옆에는 역시 빨치산 동료인 김철만(95)이 앉았다. 지난해 주석단에 앉았던 빨치산 1세대 이을설 원수(92)는 올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황순희의 사위는 김창선 노동당 서기(비서)실 실장이다. 김정은 체제 이후 서기실은 단순 의전 업무에서 벗어나 김정은에게 직접 대면보고를 하고 각 부서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권력의 핵심 부서로 떠올랐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도 서기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순희의 남편 류경수도 빨치산 출신으로 6·25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입성한 북한 105탱크여단 여단장이었다. 그는 군단장으로 재직하던 1958년 총기오발 사고로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 원장이 김정은의 오른쪽 첫 자리에 앉았다. 김정은이 부친의 유훈인 ‘인공위성’ 발사를 기어코 성공시킨 효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고 의도한 배치였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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