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가창력 자랑하는 배우 마이클 리
마이클 리는 “내년에는 모든 인터뷰를 한국어로 하는게 목표다. 기대해도 좋다”라고 말했다.방지영 동아닷컴 기자 doruro@donga.com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배우 마이클 리(한국명 이강식·39)는 올여름 선택의 기로에 섰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마친 뒤 미국 브로드웨이로 돌아갈 것인지, 한국에서 작품 활동을 계속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고민 끝에 한국에 남는 걸 선택했어요.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한국 뮤지컬을 떠나고 싶지 않더라고요. 좋은 타이밍에 제가 함께한다는 건 큰 행운이잖아요.”
마음을 굳힌 마이클 리는 ‘노트르담 드 파리’와 ‘벽을 뚫는 남자’(이하 ‘벽뚫남’)에 잇따라 출연했다. 두 작품 모두 현재 공연 중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새로운 캐릭터여서 흥미로웠고, 극이 주는 메시지도 좋았어요. 초능력이 듀티율을 특별하게 만들지만, 사실 누구나 그런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린 모두 특별한 사람이니까요.”
마이클 리에게 ‘벽뚫남’은 큰 도전이었다. 30년 넘게 미국에서 생활한 탓에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다. 그는 “정말 대사가 많은 작품”이라며 “데뷔 이래 가장 고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사를 영어와 한국어로 이해해야 하니 시간이 더 들더라고요. 그래도 많은 연습 후 무대에 올랐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도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어가 서툰 마이클 리는 진정성을 잃지 않기 위해 작은 것도 놓치지 않았다. 섬세한 연기가 돋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최근 팬들에게 ‘마티율’ ‘마기립’(마이클 리+기립박수)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는 마이클 리는 사실 ‘엄친아’로 더 알려져 있다. 그는 명문 스탠퍼드대 의대 출신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했다.
“스탠퍼드대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어요. 예술 학도들의 강한 유대감이 보기 좋더라고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함께 가는 모습이 제 가치관과 잘 맞았어요. 그 친구들과 예술을 즐기던 생활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죠. 배우라는 직업은 제게 운명인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의사가 됐을 거라는 그는 “사람을 살리는 일도 보람되지만 그랬다면 내 인생이 지루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홍광호 등 많은 후배가 닮고 싶어 하는 배우 마이클 리. 그는 더 많은 공연에서 한국 관객들을 만날 것을 약속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