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컵대회 연장후반 역전골… 선덜랜드 4강 이끌어
“기성용(24)은 선덜랜드의 공격 조합에 매우 중요한 선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조제 모리뉴 감독은 7일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성용(선덜랜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7일(현지 시간)캐피털원컵 8강에서 맞붙을 상대팀인 선덜랜드의 선수에 대해 이례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첼시는 5일 선덜랜드와 리그 경기에서 맞붙어 난타전 끝에 4-3으로 이겼다. 당시 기성용은 풀타임으로 출전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모리뉴는 “기성용은 8강전에 당연히 선발 출전할 것이다. 기성용을 압박해 창의성이 나오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봉쇄 작전까지 공개했다.
17일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선덜랜드와 첼시의 8강전에서 기성용은 모리뉴의 예상과 달리 벤치를 지켰다. 0-1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선덜랜드는 후반 18분 기성용을 교체 투입했다. 기성용이 투입되면서 공격이 살아난 선덜랜드는 후반 43분 파비오 보리니의 극적인 동점골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기성용은 경기 뒤 “믿을 수 없다. 내가 골을 넣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찬사 일색이다. 메트로는 “기성용이 첼시의 문을 열었다”며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데일리메일은 기성용의 성을 빗대 ‘Ki-player(키플레이어)’라고 칭하며 팀에서 중요한 선수(키플레이어)임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축구전문매체인 골닷컴은 기성용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평점 4점(5점 만점)을 부여했다. 골닷컴은 “교체 선수로 그라운드를 밟은 기성용은 선덜랜드 중원에 평온함을 더했다. 특히 안방에서 역전 결승골을 기록하며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이날 기성용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지금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기성용은 이날 골로 공격력을 키워야 하는 대표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성용의 가치도 껑충 올라갔다. 기성용을 임대 보낸 원소속팀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의 복귀를 바라고 있는 반면 선덜랜드는 기성용의 완전 영입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