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주민이 숨겨놓고 투약
“우리 집 수도계량기함에 마약이 있어요.”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주민 A 씨는 보통 집 열쇠를 아파트 복도에 있는 수도계량기함에 넣어두고 외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 10월 평소처럼 열쇠를 넣어두기 위해 계량기함을 열어 본 A 씨는 정체 모를 검은색 봉지를 발견했다. 안에는 낱개로 포장된 흰 가루 봉지가 여러 개 들어 있었다. 놀란 A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알고 보니 이 흰색 가루는 A 씨의 옆집에 사는 여성 김모 씨(30)가 넣어둔 필로폰이었다. 계량기함 속에 감추어둔 필로폰은 40g. 시가로 환산하면 8000만 원어치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탈북 여성인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사람이 내게 맡긴 것을 보관하다가 호기심에 두 번 투약해 봤다”고 진술했다. 옆집 수도계량기를 자신의 것으로 착각해 마약을 숨겨두었다가 발각된 것. 탈북자인 남편 조모 씨(32)도 함께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