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레다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티캐스트 제공
19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TV 드라마에서 익히 봤던 소재를 다룬다. 하지만 영화는 이 소재를 TV 드라마처럼 자극적인 설정으로 다루지 않는 미덕이 있다.
집에 데려온 친아들은 자라온 집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 평소 혈통을 중시해온 료타도 친아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명분에 충실하려 하지만 마음으로는 기른 아들을 더 그리워한다. 그동안 해왔던 대로 친아들에게 엄격하게 대하던 료타는 아이와 사이가 좁혀지지 않자 삶의 방식에 의문을 품는다.
료타가 친아들에게 “이제부터 아빠라고 불러라”라고 말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료타는 아들이 “왜요?”라고 되묻자 대답할 수가 없다. ‘유전자를 물려줬다는 것만으로 아버지가 되는 걸까?’ ‘아버지와 부모가 된다는 의미는 뭘까?’ 같은 질문이 관객석으로 날아든다.
‘걸어도 걸어도’(2008년) ‘공기인형’(2009년) 등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꼽히는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에도 미시적 이야기 속에 거시적 메시지를 담는 특유의 솜씨를 발휘한다. 이 영화로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황금종려상, 심사위원대상에 이어 작품상 중 3등에 해당하는 상이다.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영화다. 전체 관람가.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