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수자 27% 성병에 걸려
증권사에 다니는 미혼 남성 이모 씨(30)는 지난해 여름 친구와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 “남자끼리 여행 가면 무슨 재미냐?”는 주위의 핀잔이 쏟아졌지만 그는 “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사실 그가 한 여행은 원정 성매매를 위한 ‘테마관광’이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필리핀 원정 성매매를 알선하고 조장하던 필리핀 현지 여행사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여행사 대표 정모 씨(54) 등 4명을 적발해 이 중 가이드 김모 씨(38)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대표를 포함한 2명을 수배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 카페에 원정 성매매 경험담을 올린 이들 가운데 신원이 파악된 3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정 씨는 남성만을 회원으로 하는 필리핀 여행 정보 카페 ‘필리핀 앙헬레스 ○○○’를 개설했다. 앙헬레스는 마닐라에서 90km 떨어진 유흥도시로 3만여 명의 여성이 유흥업소 종사자로 일하고 있다. 카페를 통해 회원이 연락을 해오면 현지 가이드들이 남성을 앙헬레스 시티에 있는 유흥업소로 안내했다. 상대 여성 1인당 성매매 비용을 뜻하는 ‘바파인(Bar Fine)’은 약 1000∼3000페소(약 2만5000∼7만5000원). 가이드들은 이 바파인을 깎거나, 호텔 및 업소를 소개하며 건당 7만∼10만 원의 알선비를 챙겼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