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북한 어디로] 채널A “장성택 측근들 9월 탈북… 중국 거쳐 10월 이미 한국 들어와 核-비자금 자료 넘긴게 처형 도화선”… 일부언론 ‘노두철 망명說’은 오보
최근 국내 언론이 북한 고위층의 망명설을 보도하면 한국 정부가 이를 부인하는 패턴이 되풀이되고 있다. 일부 망명설은 명백한 오보임이 드러났지만 일부는 정부의 부인이나 확인 거부에도 불구하고 불씨가 잦아들지 않는다. 망명설의 주요 내용은 △처형된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측근이 망명했으며 △핵 관련 정보 등 고급자료를 갖고 나왔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장성택 측근의 망명설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망명설 보도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채널A는 18일 “9월 복수의 장성택 측근이 중국으로 도피해 한국에 망명신청을 했으며 이들은 10월 이미 한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비자금 자료와 북핵 정보를 한국에 제공했으며 이것이 장성택 처형의 도화선이 됐다고 채널A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13일 노두철 북한 부총리가 망명했다고 보도했지만 그로부터 4일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 추모대회(17일)에 노두철이 참석하면서 ‘명백한 오보’가 됐다. 18일 한 일간지는 “핵실험 등 군사기밀을 쥔 북한 인사가 망명해 중국 내 한국공관에서 합동신문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외교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부인했다.
해외 투자유치와 북-중 경협에 관여했던 장성택의 업무 특성상 측근이 망명을 시도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특히 중국에 주재하는 ‘외화벌이 일꾼’은 현지 사정에 밝고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어 얼마든지 한국행을 시도할 수 있다. 또 숙청 사건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으로 북-중 국경 단속이 허술해 북한에 있던 인사의 탈출이 성공할 수도 있다. 북한 혜산과 중국 창바이(長白) 루트에서는 현재 일반 주민의 탈북도 계속되고 있다.
그래도 최근 제기되는 ‘북한 고위층 망명설’은 과거 사례와 여러 양상에서 차이가 난다. 1997년 2월 12일 황장엽 당시 북한 노동당 비서(권력서열 19위)는 주중 한국대사관을 찾아와 망명을 신청했다. 김하중 전 주중대사의 회고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망명을 ‘납치’라고 주장하면서 각종 채널로 황 비서의 한국행을 막아 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 한국대사관과 영사관 주변에 북한 요원을 대거 배치해 중국 정부가 황 비서를 탈출시키는 것을 불가능하게 했다. 당시 북한은 망명 사태 4일 만에 “비겁한 자여 갈 테면 가라”는 혁명가요를 방송하고 외교부 대변인은 “망명은 변절이고 변절자는 가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에서 이런 특이 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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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숭호 shcho@donga.com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