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북한 어디로] 유일영도체계에 도움 안된다 판단… 김정일 추모대회에 참석 안한 듯 김정철, 특정직책 없이 김정은 보좌… 김여정, 김경희 역할 물려받을수도
김정은(29)의 형인 김정철(32)과 여동생 김여정(26)은 17일 보도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현장에 모습이 잡히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추모대회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이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백두 혈통을 연일 강조해 이번 추모대회에는 로열패밀리가 김정은과 함께 등장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여전히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분간 김정은을 제외한 ‘백두 혈통’들이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금 북한은 김정은의 유일 영도체계를 확립하는 중요한 과정에 있다. 형제들의 등장은 오히려 대내외의 관심과 주민들의 충성을 분산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여정은 현재 백두 혈통 중 유일한 후견인인 고모 김경희 당 비서가 사망한 이후 그 역할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김여정은 지난해 11월 북한 매체를 통해 김정은 김경희와 함께 말을 타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 공식 직함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당 비서실 또는 선전선동부 과장으로 김정은의 의전을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여정을 실제 만나본 해외 인사들의 말에 따르면 아직 나이가 어려 공식 석상에 나설 정도로 훈련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김정은의 스케줄을 챙기며 자연스레 북한 내부 상황을 배운 뒤 향후 당의 주요 직책을 맡는 등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