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천사 김연아
‘기부 천사’로 불리는 ‘피겨 여왕’ 김연아의 착한 씀씀이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김연아의 통 큰 기부가 최근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김연아는 11월 태풍 하이옌이 할퀴고 지나가 큰 피해를 본 필리핀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긴급 구호기금 10만 달러(약 1억500만 원)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김연아는 2010년부터 유니세프 국제 친선대사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중국은 당초 필리핀에 1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가 안팎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결국 나중에 164만 달러(약 17억3000만 원)어치의 구호품을 더 내놨다.
자연재난을 당해 고통과 곤란에 처한 나라를 모른 척하지 않았던 김연아의 기부는 이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김연아는 2011년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상금으로 받은 2만7000달러(약 2900만 원) 전부를 동일본 대지진으로 슬픔에 빠져 있던 일본의 어린이들을 위해 쾌척했다. 2010년에는 아이티 지진 피해 구호 기금으로 1억 원을 유니세프에 전달했고, 지난해에는 아프리카의 신생국 남수단공화국에 학교를 짓는 사업에도 동참해 학교 건립비 7000만 원을 내놓는 천사의 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1월 김연아는 가수 아이유와 함께 부른 노래 ‘얼음꽃’의 음원 수익금 7000여만 원을 피겨 스케이팅 꿈나무 육성 기금으로 내놨다. 2010년 가수 이승기와 함께 불렀던 ‘스마일 보이’의 음원 수익은 축구와 피겨 스케이팅 유망주들을 후원하는 데 썼다. 2008년 아이스쇼 공연 수익금 1억4000만 원은 소아암 등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의 치료비로 전액 기부했다.
2009년에는 결핵 퇴치 기금을 모으기 위해 발행되는 크리스마스 씰에 자신의 사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초상권을 대가 없이 제공했고, 2007년에는 TV 광고 모델 출연료의 일부인 1억 원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기부했다.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는 2008년 출간한 책 ‘아이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아라’의 인세를 불우 이웃 돕기에 내놓아 모전여전(母傳女傳)의 기부 선행을 보여줬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기부 천사’로도 유명하다. 김연아는 2010년부터 유니세프 국제 친선대사를 맡았는데 그 전부터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이나 빈곤국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김연아는 피겨 꿈나무들을 위해 음원 수익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동아일보DB
2012년부터 김연아를 광고 모델로 쓰고 있는 프로스펙스도 김연아의 이름을 딴 워킹화 ‘YUNA14’ 라인 제품의 판매 수익 일부를 피겨스케이팅 꿈나무를 위해 기부하고, 역시 김연아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국민은행은 ‘피겨 퀸 연아사랑 적금’ 판매를 통해 기부금을 조성한 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을 도왔다.
현물 기부도 많았다. 김연아는 2007년 기름 유출 사고로 큰 피해를 본 충남 태안 지역 학생들에게 교복 100여 벌을 전달했다. 2008년 연말에는 중고교 입학 예정인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도 1억 원어치의 겨울 교복을 선물했고, 2009년에는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1억 원 상당의 유제품을 기부했다.
김연아는 해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통해 소년소녀 가장과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국적과 대상을 가리지 않는 기부로 그늘이 드리운 곳곳에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