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드라마는 당시 실제로 있었던 안타까운 사고도 보여준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그것이다. 1995년 6월 29일 서울 강남의 대형 백화점인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내렸다. 서울 한복판에서 501명이 숨지고, 937명이 다치는 끔찍한 사고였다.
유독 1995년에는 큰 사고가 많았다. 삼풍백화점 사고 두 달 전에는 대구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101명이 숨지고, 202명이 다쳐 지금까지 우리나라 최악의 가스 사고로 남아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폭발 등 당시 잇따랐던 대형 사고의 원인은 어김없이 안전불감증이라고 할 수 있다.
1995년 이후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가스의 경우 대구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안전관리체계가 많이 선진화됐다. 1995년 가스 사고는 577건으로 하루 평균 2건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125건으로 사흘에 1건꼴로 대폭 감소했다. 가스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율도 많이 낮아져 세계 상위 수준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선진 가스안전관리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에 수출할 정도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이제 대구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를 지금의 우리와는 무관한 옛날이야기로 치부해도 될까. 이와 관련해 최근 들어 액화석유가스(LPG)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올 들어 11월 말까지 전체 가스 사고 105건 중 70%인 74건이 LPG 사고였다. 그 원인으로는 사용자 및 공급자의 취급 부주의와 시설 미비 등 안전불감증이 전체 LPG 사고의 75%로 상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1995년 잇따랐던 대형 사고들이 절대 다시 ‘응답’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시 사고 직후 불었던 안전의식 확산 분위기에 지금의 우리가 응답해야 한다. 평온한 시기에 위험을 대비하듯 현재 우리 사회 전반에 안전문화가 정착되어야 비로소 ‘국민행복, 안전한 대한민국’ 실현이 가능하다.
전대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