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칠봉, 연봉 16억… 레지던트 쓰레기는 1900만원
여주인공 성나정 역의 고아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여주인공인 성나정(고아라)의 남편 찾기는 요즘 대중문화계 최고의 관심사다. 시청자들은 온라인에서 ‘쓰레기파’와 ‘칠봉이파’로 나뉘어 나정과의 결합을 응원한다.
제작진은 첫 회부터 하숙집 딸인 나정의 남편이 1994년의 하숙집 친구들―쓰레기(정우), 칠봉(유연석), 삼천포(김성균), 해태(손호준), 빙그레(바로)―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암시했다. 19회 방송을 앞둔 21일 현재 최종 후보는 쓰레기와 칠봉이로 좁혀진 상태다. 나정의 남편은 마지막 회인 21회에 공개된다.
쓰레기 vs 칠봉, 누가 더 잘났나
쓰레기와 칠봉이는 평범한 여성들에겐 백마 탄 왕자님이다. 잘생긴 외모에 남다른 능력과 훌륭한 성품까지 두루 갖췄다. 나정과 어린 시절부터 오누이처럼 지내온 쓰레기는 연세대 의대 재학 중 한 번도 수석을 놓치지 않은 천재다. 선후배와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운동도 잘한다.
서울 남자 칠봉이는 대학 재학 중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투수로 입단한 스포츠 스타다. 데뷔 첫해에 18승을 올리고 센트럴리그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부모가 이혼했지만 경제적으로는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풍족하다. 그는 나정이만 바라보면서도 결코 추근거리지 않는, ‘젠틀’한 순정파다.
20대 초혼은 칠봉이, 40대 재혼은 쓰레기?
두 사람의 몸값은 2013년에 이르면 달라진다. 44세인 쓰레기는 의사로 자리 잡은 반면, 칠봉은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대 수석인 쓰레기가 택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모교 의대 교수다. 그리고 쓰레기가 지금의 성적을 유지한다면 그 꿈을 이뤘을 가능성이 높다(극 중 쓰레기의 직장이 서울 도곡동에 있는 곳으로 나오는데 일부 팬들은 강남 세브란스병원이 아니냐고 해석한다). 극 중 종양내과 혹은 소화기내과를 전공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는 2013년 현재 세브란스병원의 조교수 혹은 부교수로 재직할 확률이 높다. 현재 세브란스병원 내과의 교수 연봉은 1억∼2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1990년대부터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개업의의 길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 성형외과 의사가 됐을 경우를 가정하면 연 수입은 약 9300만 원이다(한국고용정보원 2010∼2011년 통계).
반면에 선수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될 칠봉이의 연봉은 프로야구 코치가 되느냐, 감독이 되느냐에 따라 차이가 크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선동열 기아 타이거즈 감독처럼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선 감독은 2004년 억대 연봉을 받고 삼성 라이온즈 코치로 입단했다. 이후 그는 감독을 맡으면서 5년간 27억 원을 받았다. 연봉으로 치면 5억4000만 원이다. 그러나 프로야구 코치가 되면 연봉은 6000만 원 정도로 크게 줄어든다.
그러나 쓰레기나 칠봉이 모두 나정이로서는 손해 보지 않는 결혼 상대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이명길 연애코치는 “한국의 결혼 시장은 일반 남자 위에 일반 여자, 그 위에 예쁜 여자가 있으며 최종 포식자는 능력남”이라면서 “나정은 예쁘고 착한 데다 똑똑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쓰레기나 칠봉이에게 밀리는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나정은 누구와 결혼해야 할까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 쓰레기는 극 초반부터 담백한 매력이 부각되며 다수의 지지를 받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여자 마음을 잘 아는 섬세한 서울 남자 칠봉이를 응원하는 여성 팬들이 늘었다. 실제로 안 차장은 “온라인 커뮤니티 여론을 보면 극 중반부터 여성으로 짐작되는 칠봉이 지지자가 증가한 게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
나정의 배우자 선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본에 있는 칠봉이가 반전을 노리기엔 나정이와 쓰레기의 관계가 너무 깊어졌다”며 “나정이도 전작인 ‘응답하라 1997’의 주인공처럼 첫사랑과 이뤄지며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화평론가이자 심리학자인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교수도 “이 드라마가 대중에게 심리적 위안을 주는 이유는 첫사랑, 첫 입맞춤의 설렘 같은 첫 경험을 다뤘기 때문”이라면서 “‘처음’의 상징을 살리기 위해 결말에서 첫사랑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에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드라마가 여운을 남기기 위해서는 반전이 필요하다”며 “시대적 배경을 1994년으로 정한 건 애달픈 스토리를 위한 것인데 뻔한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과거를 배경으로 한 이유가 없어진다”고 분석했다. 김선영 드라마평론가도 “인물의 성장 측면에서 볼 때는 쓰레기와 이뤄지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야 한다”면서 “나정과 쓰레기는 남매의 유사 근친적인 설정인데 가족의 세계에 의존하던 여자가 독립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쓰레기와 이뤄지면 안 된다”고 했다.
누구와 연결되든 결혼 후에는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쓰레기는 여자의 심리에 무심한 전형적인 한국 남자 스타일로 한창 연애할 때야 좋지만 결혼 후 생활에 치이면 싸움이 잦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칠봉이 같은 남자는 사랑과 삼각관계 경쟁에 따른 집착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후자일 경우 나정과 사랑이 이뤄지더라도 결혼이라는 현실에 처하면 3년 이상 짝사랑한 것에 대한 배신감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응답하라 시리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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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는 다양한 지방 출신의 대학생들이 신촌의 한 하숙집에서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사랑과 웃음을 다루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과 이 시기 연예인 못지않게 인기를 끈 농구스타 이상민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자주 등장한다. 드라마 제목의 ‘응답하라’는 “응답하라, 90년대 세대들이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가인 comedy9@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