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은 2011년이 절정이었다. 온스당 3000달러를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그때 한 돈(3.75g)짜리 돌반지는 세공비와 부가가치세를 합쳐 25만 원이나 됐다. 돌반지 구매자가 끊기자 반 돈으로 만든 반 돈 반지, 반의 반 돈 반지까지 등장했다. 골드바는 유망한 재테크 수단이었다. 금 좋아하기로 유명한 중국과 인도는 전 세계의 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금값이 너무 비싸지자 경고등이 켜졌고, 투자의 달인 조지 소로스가 보유한 금을 팔아 치우기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그렇지 않아도 올 들어 하락세를 이어 가던 금값이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로 결정타를 맞았다. 그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이 전날보다 3.4% 빠진 온스당 1193.60달러를 기록해 심리적 마지노선인 1200달러가 붕괴됐다. 이는 201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금값이 하락하는 이유는 불황기 안전 자산으로서 금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