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로랑 베그 지음·이세진 옮김/368쪽·1만6000원·부키
당신은 천국에 갈 만한 사람인가? 놀랍게도 이 질문에 대부분 사람(87%)이 고개를 끄덕인다고 한다. 프랑스의 심리학자인 저자는 묻는다. 이렇게 ‘호모 모랄리스(도덕적 인간)’가 넘쳐나는 세상이 왜 비도덕적일까? 답은 사람들이 심각한 ‘평균의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책은 ‘도덕적 자아’에 대한 환상을 깨부수며 인간의 도덕성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산물임을 풍자적으로 풀어낸다. 하지만 바로 이렇게 타인을 의식하기에 ‘나만 잘 사는 것’을 바라는 게 아니라 ‘남들도 잘 사는 것’을 바라는 도덕적 존재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고문서, 조선의 역사를 말하다전경목 지음/384쪽·2만 원·휴머니스트
엽전 35냥을 받고 바람난 아내와 이혼서약서를 써준 평민 사내, 아내를 무려 다섯이나 뒀지만 앞서 네 명의 아내가 모두 불륜 관계로 자신을 버리고 떠났다고 푸념하는 아전, 아내에게 볼기를 맞고 수염까지 잘린 무관…. 남존여비(男尊女卑)의 사회로 알려진 조선시대에 벌어진 일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고문서 속 얘기들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헌관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혼사와 도박, 매관매직에 얽힌 옛 문헌 자료를 토대로 일반의 통념과는 다른 조선시대의 풍속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감정독재강준만 지음/336쪽·1만5000원·인물과사상사
“속도는 감정을 요구하고, 감정은 속도에 부응함으로써 이성의 설 자리가 더욱 축소됐기 때문이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인 저자는 최근 우리 사회가 갈수록 감정적으로 변해가고, 또 그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유를 이렇게 파악한다. 이런 ‘감정독재’에 빠지게 되는 이유를 △아무것도 안 하기보다 뭔가를 해야 편안함을 느끼는 행동편향 △생존에 실패한 다수보다는 성공한 소수에 주목하는 생존편향 △내부단결성이 강할수록 위기에 둔감해지는 집단사고 같은 50개 이론을 들어 설명했다.
웰컴 투 더 하루키 월드쓰게 데루히코 지음·윤혜원 옮김/256쪽·1만5000원·윌컴퍼니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대학 신입생 때 만취해 여대 간판을 훔치겠다고 설치다가 학교 입간판에 실려 기숙사로 오는 소동을 벌였다. 결국 행실불량이라는 이유로 6개월 만에 기숙사에서 쫓겨났다. 1968년 전공투 투쟁이 한창일 때는 학내 시위와 거리를 둔 채 동갑내기 대학 동창 요코와의 연애에 몰두했다. 학창 시절 요코와 결혼한 뒤에는 20평짜리 재즈카페를 운영하며 평생 카페 주인장으로 살기로 결심했단다. 신비주의 전략을 취하고 있는 하루키의 인생과 문학세계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담겼다. 일본에서 2010년 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