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북한 어디로]中지도부, 친중파 일방제거에 분노… 김정은 訪中 상당기간 어려울 듯
중국군 유해 송환작업 착수 20일 경기 파주시 적성면 ‘북한군·중국군 묘지’(일명 적군묘지)에서 우리 군인들이 6·25전쟁 당시 전사한 중국군 유해를 꺼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중국 정부와 중국군 유해 송환에 합의했다. 파주=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중, 북에 분노와 배신감”
중국의 한 고위 관리는 “새파란(새파랗게 어린) 김정은이 중국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친중파인 장성택을 숙청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최근 외교라인을 통해 중국 측과 접촉한 정부 고위당국자가 20일 전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중국 고위관리는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과의 교감을 유지하면서 큰 문제를 처리했다”며 “(이런 과정이 무시된 장성택 처형은) 중국에 대한 무시이자 도전”이라고 단언했다고 한다. 또 “(주중 북한대사인) 지재룡도 소환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김정은은 중국을 방문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돈만 뜯는 北” 불만 누적
중국의 사업가들이 북한에서 잇따라 투자 피해를 보고 있는 점도 지도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A사는 5월 주중 북한대사관의 중개로 북한 무역회사와 철광석 거래계약을 체결하고 50만 위안(약 8660만 원)을 선불로 지급했으나 아직까지 약속한 물품을 받지 못하고 있다. 7월에는 중국의 무역업체인 B사가 화물대금 60만 달러(약 6억3200만 원)를 받지 못해 소송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당국에 보고되기도 했다.
최근 나선지역을 다녀온 한 중국 기업인은 “북한의 보위부나 보안부의 공안기관원들이 무역허가증과 초청장 발급 등을 빌미로 중국 상인들에게 뒷돈을 요구하고 있다”며 “벌금을 억지로 물리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는 경우도 많아 이를 못 견디고 사업을 접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