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후 중단됐던 북한 핵실험장에서 굴착작업이 재개된 사실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전격 처형 사건으로 인한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에서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는 21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서쪽 갱도에서 굴착작업이 12월 들어 재개됐다”고 밝혔다. 서쪽 갱도는 북한이 2009년과 올해 2월 핵실험을 한 곳이다. 굴착작업은 5월부터 있었으나 여름 장마를 겪은 이후 9월 활동이 중단됐다. 그 후 3개월간 이곳에서 굴착작업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번 작업 재개는 눈이 내린 땅 위에 굴착 후 나온 토사를 쌓아놓은 것이 상업위성에 포착되면서 확인됐다. 38노스는 “토사의 양은 2000m³에 이르며 이는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 2m인 정사각형 모양의 갱도를 500m까지 팔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산 속 암반을 뚫고 만드는 북한의 핵실험용 갱도는 피폭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ㄷ’자처럼 꺾인 형태로 만든다. 38노스는 “(자체 분석 결과) 앞으로 500m 정도를 더 뚫으면 (핵실험용) 갱도가 완성될 것 같다”고 밝혔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