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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에 부품납품 日-獨 4개사… 입찰과정 담합 들통 1146억원 과징금

입력 | 2013-12-24 03:00:00


현대·기아자동차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입찰 담합을 벌여 온 일본과 독일의 자동차 부품 회사에 1000억 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낙찰자를 사전에 정해 납품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담합한 일본계 자동차 부품 회사 덴소코퍼레이션과 독일계 부품 회사인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일렉트로닉스(콘티넨탈), 보쉬전장(보쉬) 등에 총 114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회사는 현대·기아차에 자동차 속도와 연료잔량을 표시하는 ‘자동차 계량장치’와 자동차 유리의 빗물을 닦는 ‘와이퍼’를 납품하는 업체다.

공정위에 따르면 덴소의 계열사인 덴소코리아일렉트로닉스와 콘티넨탈은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 등 21개 차종의 자동차 계량장치 입찰에 참여했다. 이들 업체는 낙찰자를 사전에 합의한 뒤 ‘들러리’ 업체가 예상가격보다 5% 높게 가격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진행했다.

지난해 기준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계량장치 납품 점유율은 덴소가 57%, 콘티넨탈이 43%로 두 업체가 입찰 물량을 양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퍼 담합에는 2008년 8월부터 2009년 2월까지 덴소 계열사인 덴소코리아오토모티브와 보쉬가 참여했다. 두 업체는 아반떼, 프라이드 등 6개 차종의 와이퍼 입찰에서 낙찰예정자를 미리 합의했다. 예상가격을 정하고 두 업체가 서로 높거나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해 물량을 나눠 가졌다. 이들 두 업체도 최근 5년간 현대·기아차의 와이퍼 공급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미국, 유럽연합의 경쟁당국과 현장조사, 정보교환 등에서 긴밀하게 공조해 담합 업체를 적발할 수 있었다”며 “사실상 현대·기아차의 전 차종이 담합 대상에 포함됐으므로 이번 조치의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