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오유’ 회원들… 英 BBC에 철도노조 체포 제보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는 국내 언론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차라리 외신에 제보하라.”
22일 오후 5시 40분경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유머(오유)’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이날 경찰이 철도노조 파업 집행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 사무실에 진입한 것을 외신에 제보하자는 내용이었다. 이후 오후 6시 40분경 ID가 ‘DOM○○○’인 한 회원은 영국 BBC방송에 보낸 e메일 전문을 올렸다. 이 글에는 “한국 정부가 노조 집행부 체포를 위해 불법적으로 문을 부수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들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액을 쐈다”면서 “이렇게 공권력을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을 동원해 선거에 당선되기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부 회원은 영어를 못해 제보 글을 보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시사번역팀’을 결성한 뒤 구글에서 번역을 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어 무료로 번역해줬다. ‘외신 제보’ 글을 본 회원들은 댓글 수십 개를 달며 응원을 보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