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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의 심정으로 성탄절 콘서트 준비”

입력 | 2013-12-24 03:00:00

한국공연 15년째 全席 매진…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유키 구라모토는 “희망, 배려, 따뜻한 마음이 영원하기를 바라고, 그 마음이 나의 음악을 통해 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크레디아 제공

“루돌프 썰매 대신 비행기를 타고 온 산타 할아버지? 하하하하.”

일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62·그는 서양식으로 이름을 먼저 쓰고 성을 나중에 쓴다)는 5년째 크리스마스를 한국 공연장에서 보내고 있다.

25일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함께 꾸미는 크리스마스 콘서트(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는 2회 모두 전석 매진됐다. 1999년 첫 한국 공연을 시작한 이래 그의 연주회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진을 기록했다. 23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만난 그는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합창석까지 관객으로 빼곡히 들어찼던 첫 내한공연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내 음악을 순수하게 좋아해주는 한국 관객들에게 늘 감사합니다. 산타의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는 그가 한국에서 음반을 발매한 지 15주년이고, 내년은 한국 무대에 선 지 15주년이 된다. 내년 3월에는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15주년 콘서트 ‘회상’도 연다. 지금까지 나온 18장의 음반은 총 누적 판매량이 160만 장을 넘었다. 그는 올해 9월 자신의 대표곡 ‘로망스’ ‘레이크 루이스’ ‘메디테이션’ 등을 피아노 솔로 버전으로 직접 편곡한 악보집 ‘피아노스코어’를 펴냈다. 이 악보로 직접 연주한 음반 ‘스코어 오브 피아노’는 내년 초에 나온다. 그는 “작품마다 여러 버전이 있지만 피아노 솔로로 된 ‘오리지널 기본형’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환갑에 맞춰 꼭 하고픈 작업이었는데 여수엑스포 일본관 배경음악, 일본 창작뮤지컬 ‘폭풍의 언덕’ 작업을 하느라 이제야 선보이네요. 연주 방법에 대한 규범을 제시하는 게 첫 번째 목적이었다면, 그 다음은 피아노 초심자도 쉽게 연주할 수 있게 왼손 파트를 간단하게 바꾸는 일을 했습니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기를 즐기는 그는 음반 표지에는 직접 촬영한 사진을 쓸 때가 많다. ‘스코어 오브 피아노’에는 2005∼2006년경 네덜란드에서 찍은 튤립이 가득하다. ‘유키 컬렉션’에는 아이슬란드의 폭포와 무지개가, ‘유어 페이버릿 송’에는 경주의 호수가 담겼다.

한국 팬들에게 성탄 인사를 전해 달라고 했더니 그는 비교적 유창한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건강하세요. 감기 조심하세요. 음…, 학생은 공부하세요.”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