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간판급 대형 세단 ‘아발론(Avalon)’의 판매량이 출시 한 달 만에 반에 반토막이 났다. 한국도요타의 최근 국내 점유율 역시 큰 폭으로 떨어지며 대책 마련이 시급한 모습이다.
2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출시된 도요타 아발론은 현재까지 총 50대가 판매됐다. 출시 첫 달 41대가 판매된 이후 지난달에는 판매량이 급감한 9대가 등록됐다. 불과 한 달 만에 79.04%가 급감한 것.
한국도요타는 아발론의 출시 당시 국내 판매 목표를 월 30~40대 수준으로 연간 360대 이상으로 설정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과 같은 한 자릿수 판매량이 지속된다면 판매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요타 브랜드에서 아발론이 갖는 의미는 간판급 모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내 출시 당시 현대차 그랜저와 제네시스 등 국산 대형차와 포드 토러스, 크라이슬러 300C를 경쟁 모델로 지목할 만큼 충분한 자신감을 가졌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선 1995년 1세대가 출시 된 뒤 전 세계적으로 111만여 대가 팔릴 만큼 충분한 검증을 받은 모델이라는 믿음이 배경에 있었다. 또한 도요타가 2009년 한국 시장에 진출 후 출시한 세단 중 가장 고급형 모델이라는 무게감이 아발론의 성공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등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관련 업계에선 아발론의 판매량 저조에는 출시 당시 최근 미국에서 판매량의 20% 가까이 차지하는 하이브리드와 연비가 좋은 2.5ℓ 4기통 모델을 빼놓고 들여온 부분을 지적했다. 현대차 제네시스와 가격대가 겹치는 부분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도요타의 부진에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관련업계에선 신차 부재와 독일 디젤차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신형 캠리로 1만대 판매를 달성했던 도요타는 올해 캠리 판매량이 41% 줄어들며 수입차 중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주력으로 내세우던 하이브리드 제품군 판매 역시 올해 2098대를 기록하며 지난해(3796대) 대비 1700여대가 줄어든 모습이다.
한편 한국도요타는 내년 유럽에서 생산하는 소형차를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것 역시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