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O2플러스]싸이, 국제가수 클래스 입증 ‘광란의 밤’

입력 | 2013-12-22 22:44:32


국제가수가 국내로 돌아와 광란의 밤을 보내고 있다.

싸이는 20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말 콘서트 ‘달밤의 체조’를 개최한다.

공연 시작 전 공연장 근처는 엄청난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연말을 뜨겁게 보내고 싶은 커플에서부터 아이들을 데려온 가족단위 관객까지 싸이와 함께 달밤에 체조하듯 방방 뛰고 싶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싸이는 붉은색에 금장이 된 무대 의상을 입고 등장해 초반부터 거침없이 내달렸다. ‘챔피언’을 시작으로 ‘연예인’ ‘롸잇 나우’까지 쉼없이 달렸다. 싸이는 “사람 정말 많이 왔다”며 “무조건 뛰어”라고 외쳤다.

“데뷔 13년째를 맞이한 가수. 그냥 가수 싸이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와준 분들의 내일은 책임지지 않겠습니다. 지구력과 끈기만 있다면 내일 아침까지 집에 가는 일을 없을 겁니다. 계속 달리시죠.”

1만 2000여 명의 관객은 싸이와 함께 하나가 됐다.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관객은 일어서서 함성을 외쳤다. 스탠딩석은 물론이고 1층과 2층에 자리한 관객들 모두 서서 싸이의 공연을 즐겼다. 이날은 연말 공연답게 모두가 뛰며 달밤의 체조를 할 수 있는 곡들로 채워졌다.


싸이는 공연 중간중간 관객을 자신의 무대로 초대했다. ‘내눈에는’을 열창할 땐 음악을 즐기는 여성 팬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섹시한 표정과 몸짓을 지어달라고 요청했고, 공연장을 세 구역으로 나눠 함성을 더 크게 지를 수 있도록 경쟁시켰다. 국제가수로서의 공연 스킬은 전 세계를 돌며 더욱 막강해졌다.

싸이는 이 날 관객을 위해 편곡을 통해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안겼다. 데뷔곡 ‘새’를 스윙으로 편곡했다.

그는 “13년 전 ‘새’로 데뷔하면서 저의 어머니도 제가 롱런할 줄 몰랐다”며 “이 노래가 없다면 나도 없을 것 같다. 오늘은 고급스러운 ‘새’를 공개해보겠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젠틀맨’ 무대가 이어졌다. 또 여장을 통해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를 열창했다. 통통한 체구의 그가 선미로 변신하자 관객들을 경악하면서도 그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의 게스트는 이승기였다. ‘되돌리다’를 부르며 나타난 이승기는 잠시 무대로 사라진 싸이를 대신에 관객들과 무대를 꾸몄다. 이승기는 예상을 뒤로하고 신나는 무대를 꾸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승기는 “스탠딩 공연은 해 본 적 없다. 내 노래는 신나는 곡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노래가 살짝 뻘쭘해지고 있다”며 “어제부터 싸이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셋 리스트를 정했다. 게스트에게 곡 정해주는 선배는 처음 봤다. 싸이가 지친 관객을 위해 축축 처지는 노래를 해달라고 했지만, 나는 밝은 노래를 하고 싶다”며 ‘스마일 보이’를 열창했다.

‘스마일 보이’가 끝나고 진풍경이 벌어졌다. 관객들이 게스트에게 앙코르를 외친 것. 결국 이승기는 싸이가 작사 작곡한 데뷔곡 ‘내 여자라니까’를 열창했다.

공연의 2부는 관객석에 난입한 싸이의 등장과 시작됐다. 그는 공연장을 돌며 관객과 함께 ‘낙원’을 합창했다. 곧바로 ‘흔들어주세요’ 무대가 이어졌다.


그러던 가운데 싸이는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며 오는 2014년의 각오를 다졌다.

그는 “서른다섯 살이 되던 해에 ‘과연 몇 살까지 가수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봤다. 공연을 못 한다는 것은 신체 일부를 자르는 기분일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혼자 운 적도 많다”며 “마흔 살에 그만둬야겠다고 다짐하고 다 내려놓고 곡을 썼다. 세계를 겨냥하고 쓴 곡은 아닌데 참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강남스타일’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생이 ‘몰카인가’ 생각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신경 쓰며 만든 곡이 ‘젠틀맨’이다. 나같이 못했던 노래였다. ‘강남스타일’은 즐기기 위해 만든 노래지만 ‘젠틀맨’은 노리고 만들었다. ‘외국인이 발음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작사했다. 작사가 아닌 언어학을 공부한 느낌이다. 그래서 ‘양아치끼’ 있는 다시 나다운 곡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얻어걸리면 내년에도 세계로 갈 수 있지 않을까”고 말했다. 2014년에 신곡을 가지고 다시 대중을 찾아올 것을 약속한 것.

그의 다짐은 다음 무대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는 ‘넌 할 수 있어’ ‘아버지’ ‘위 아 더 원’ ‘예술이야’를 열창, 공연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공연의 엔딩은 그를 지금의 국제가수로 있게 한 ‘강남스타일’로 꾸며졌다. 마지막을 직감한 관객들은 모두 기립해 저마다의 흥을 돋웠다. 오색찬란한 야광봉과 함께 1만 2000여 명이 뛰어 노는 장관이 연출됐다.
앙코르 무대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와 ‘환상 속의 그대’, 박진영의 ‘날 떠나지마’ 등 ‘추억 코드’에 맞춘 음악들로 채워졌다. 그렇게 150분이 넘는 시간이 막을 내렸다.

“가장 싸이다운 곡으로 내년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