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와”경찰 “건물 안에 계속 은신 추정”노사협상 재개… 타결 미지수
불법 파업 혐의로 수배 중인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의 소재가 확인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정호희 대변인은 26일 트위터를 통해 “18시 현재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이 민노총으로 다시 들어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9시 반 민노총 회의실에서 철도노조의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같은 시간대에 코레일 사측의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민노총은 경찰이 22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 진입 작전을 펼쳤을 때 빠져나간 김 위원장이 26일 ‘다시 돌아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김 위원장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았고 경향신문사 건물 내에 은신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김 위원장이 민노총 본부 건물 내부에 계속 은신한 정황을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하고 있었다”며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경찰력 재진입 여부는 법과 절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양측 모두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일단 누그러뜨리기 위해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타결 가능성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날 교섭에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결정 철회, 조합원 고소고발 및 직위해제 중단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사측은 노조가 수서발 KTX 설립 자체를 반대하지 않을 경우 민영화 금지 법제화와 사회적 대화기구 설립 등 민영화 방지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앞서 최연혜 코레일 사장과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만나 노사 간 실무 교섭 재개에 합의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박 부위원장이 은신해 있는 조계사 화쟁위원회의 중재로 성사됐다. 그러나 같은 날 정부는 “명분 없는 파업에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담화문을 발표했고, 노조는 조합원 불법사찰 혐의로 사측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팽팽한 대립을 계속했다. 민노총과 철도노조는 28일 하루 총파업 강행을 예고했으며 코레일은 이날 파업 대체인력 660명의 채용 공고를 냈다.
백연상 baek@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