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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배신?

입력 | 2013-12-27 03:00:00

인종차별 전력 2명 연방판사 지명… 흑인사회 “즉각 철회하라” 발끈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 사회로부터 비판받는 인사를 판사로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연방 지방법원 판사 8명을 지명했다. 여기에 포함된 조지아 주 판사 지명자 4명 가운데 2명이 지역 흑인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인물로 꼽힌다.

마이클 보그스 조지아 주 항소법원 판사는 2001년 공화당 소속 주 상원의원 시절 조지아 주의 깃발에서 남부군의 문양을 없애는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전력이 있다. 마이크 코언 변호사는 소수인종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조지아 주 투표권법 재판에서 공화당 측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들이 지명된 이후 흑인 의원과 조지아 주 흑인 지도자들의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존 루이스 하원의원(민주·조지아)은 “대통령이 흑인 의원들과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들을 지명했다”며 “대통령은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프 라우어리, C T 비비언 등 조지아 주 원로목사들은 “대통령이 실수했다”며 “이들을 지명한 것은 흑인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지명을 철회할 가능성은 적다고 CNN방송이 25일 보도했다. CNN은 “판사 지명자들이 인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대통령이 공화당과 사전 협의를 거친 후 지명자를 내는 일이 많아졌다”며 “그러다 보니 흑인 사회로부터 비판받는 인물들이 포함되는 상황이 생기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지명자들은 연방판사가 될 훌륭한 자질을 갖춘 분들”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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