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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F1 시동 꺼졌지만… 영암 서킷 질주는 계속된다

입력 | 2013-12-30 03:00:00

내년 F1대회는 무산됐지만 올해보다 7경기 늘어 23경기 개최
완성차社 등 성능시험 예약도 꽉차




7월 전남 영암군 삼호읍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린 ‘2013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 4라운드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경주차량들이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내년에 F1대회는 쉬지만 서킷 질주는 계속된다. 동아일보DB

21일 오후 전남 영암군 삼호읍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그레이드1 서킷’으로,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가 열리는 ‘꿈의 트랙’이다. 이날 BMW, 로터스, GTR 등 외제 승용차들이 굉음을 내며 KIC 상설트랙을 질주했다. 운전자들은 서울, 경기, 부산, 대구에서 온 자동차 동호회원. 자신의 승용차를 직접 몰고 온 이들은 3.04km 트랙을 달리며 스피드 묘미를 만끽했다. 자동차 동호회 ‘대구두바이’ 회원은 “한겨울인데도 노면 상태가 좋아 직선주로에서 시속 18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었다”며 “F1대회를 치른 서킷답게 주변 정비가 잘돼 있고 주행에 최상의 조건을 갖춰 회원 모두가 만족했다”고 말했다. 윤현주 KIC사업단 팀장은 “국내에 서킷이 4곳 있지만 동계 주행을 할 수 있는 곳은 이곳밖에 없다”며 “겨울철 서킷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처음으로 동계 시즌 회원을 모집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 “서킷 풀로 운영되는 셈”

전남도와 F1대회조직위원회에 올 한 해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네 번째 코리아그랑프리를 개최했지만 F1대회 운영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와의 개최권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대회 스케줄이 바뀌고 결국 내년 대회마저 무산됐다.

내년 F1 대회는 쉬지만 서킷에서의 질주는 계속된다. 서킷에서는 올해 16경기보다 7경기가 늘어난 23경기가 치러진다. 대회 일정이 확정된 경기는 △CJ슈퍼레이스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넥센타이어스피드레이싱 △한중모터스포츠페스티벌 △코리아스피드레이스 등이다. 국내외 완성차 회사와 타이어 회사의 성능 시험 예약도 꽉 차 있다. 29일 현재 95일 동안 이들 회사가 서킷을 빌려 주행 테스트와 고객 행사를 연다. 서킷 운영을 담당하는 최동훈 씨는 “올해 서킷 이용일이 244일이었지만 내년에는 260일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장마철과 혹한기, 서킷 보수 기간 등을 제외하면 서킷이 풀로 운영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F1대회조직위는 서킷을 가동한 지 4년 만인 올해 첫 흑자를 냈다. 올 한 해 수입은 26억3300만 원, 지출은 26억2000만 원이었다. 흑자 규모가 1300만 원으로 크지 않지만 경영수지를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직위는 내년 자동차 대회 유치와 서킷 임대 등으로 30억 원의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하루 서킷 임대료가 최소 900만 원에서 최고 3600만 원인 데다 동호인 트랙데이 행사가 늘고 지난해 9월 개장한 카트장 수입도 증가 추세여서 2년 연속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 자동차 부품 사업도 활기

전남도는 이달 5일 영암군 대불산단 내 전남과학기술진흥센터에서 자동차부품연구원의 프리미엄 자동차 연구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연구센터는 2017년까지 사업비 786억 원이 투입되는 차 부품 고급화와 브랜드화를 주도하는 핵심 기관이다. 이 사업은 F1 서킷 인근 6만318m²의 터에서 프리미엄 차량용 핵심 부품을 개발하고 부품을 시험 평가하는 국책 사업이다. 타이어, 휠, 제동 등 3대 고부가가치 부품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것이 사업 과제다. 이를 위한 기반구축사업으로 내년에 성능연구개발센터를 완공하고 전용 장비를 도입한다.

전남도는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서킷을 활용한 극한성능 평가가 가능해 현재 해외에서 이뤄지는 성능시험 비용을 절감하고 국내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들이 프리미엄 자동차 부품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튜닝산업 지원 시스템 구축사업도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성능연구개발센터에서 튜닝부품 장비를 개발하고 유통하는 시스템을 갖춰 튜닝산업을 전남의 신동력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배택휴 전남도 투자정책국장은 “서킷 인근에 모터스포츠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전남은 고부가가치 자동차 부품산업을 이끌 새로운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