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꽁치가 ‘대세’… 청어 어획량 늘어 ‘원조의 반격’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과메기 덕장에서 한 주민이 손질한 청어를 말리고 있다. 영덕군 제공
과메기는 1960년대까지 주로 청어로 만들었지만 1980년대 들어 청어 어획이 거의 없어 꽁치가 자리를 대신했다.
올겨울은 사정이 바뀌었다. 동해안에 청어가 크게 늘면서 ‘원조 과메기’ 생산이 재개됐다. 이렇게 되자 꽁치 과메기 주산지인 경북 포항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과메기는 통째로 새끼줄에 엮어 한 달 정도 말리는 ‘통마리 과메기’와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뼈를 발라 일주일 말리는 ‘배지기 과메기’ 등 두 종류가 있다. 권영길 영덕청어과메기영어조합 대표는 “꽁치과메기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포장 판매를 하고 있다”며 “주문이 많아 조만간 판매가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80년대 이후 청어 어획량이 크게 줄었지만 7, 8년 전부터 동해안에 청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는 이달 초까지 2000t 이상이 잡혀 지난해(600t)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부터 동해 수온이 평균보다 1∼2도 낮아지며 한류성 어종인 청어가 많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과메기용으로 적당한 300g가량의 청어가 많이 잡힌다.
영덕군은 청어과메기를 특산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청어과메기의 품질 특성, 생산 과정 등을 조사해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상품의 특징이 원산지에서 생겼을 경우 원산지 이름을 상표권으로 인정하는 제도)으로 특허청에 출원했다. 이상구 영덕군 해양수산과장은 “원조 청어과메기의 전통을 잇는 한편 상품 디자인 등을 개발해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어과메기가 수십 년 동안 명맥이 끊어진 사이 꽁치과메기는 매년 생산이 늘고 있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을 비롯해 대보·장기·호미곶면에는 과메기 생산 업체 450여 곳이 운영 중이다. 연간 5000여 t을 생산해 600여억 원의 소득을 올린다. 전국 생산량의 90%다. 올겨울 생산량은 5500t, 매출 800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부터는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도 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