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2년의 빛과 그림자
○“셀프주유소 전환 지원 검토”
알뜰주유소는 출범 당시부터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대표적인 게 알뜰주유소 전환 시 정부 예산으로 시설개선 비용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알뜰주유소에 대해 소득세와 법인세를 10% 감면해주고 지방세도 50% 감면해줬다. 이와 함께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정유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석유를 공급해주며 주유소들의 기름값 인하 경쟁을 촉발시켰다.
최근 L당 40∼50원 가격을 낮춘 셀프주유소가 늘어나면서 알뜰주유소와의 가격차가 좁혀지자 정부는 알뜰주유소가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원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알뜰주유소 특혜 논란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부 예산으로 셀프주유소 전환을 지원하는 게 아닌 데다 지원방식 역시 무상이 아니라 셀프주유기를 임대하고 임대료와 이자를 받는 ‘리스’ 방식이라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면서 발생한 이익금을 활용해 셀프 전환을 돕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반적인 기름값 인하 효과 있어
알뜰주유소의 정책적 효과에 대한 공방도 다시 점화했다.
정부가 알뜰주유소 출범 당시 기름값의 L당 70∼100원 인하를 목표로 했지만 실제 기름값 인하 효과는 이보다 훨씬 작다는 것이 기존 주유소업계의 주장이다. 12월 넷째 주(23∼29일)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83원이지만 알뜰주유소의 평균 판매 가격은 1851원으로 32원밖에 싸지 않다.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가 정유사에서 구매한 석유를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정유사들이 석유공사에 납품하는 가격과 자사(自社)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전문가들도 알뜰주유소가 기름값 인하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정부가 예산이나 세제혜택 등을 통해 특정 주유소에 지원을 지속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알뜰주유소로 어느 정도 기름값이 내려간 점도 있지만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알뜰주유소를 지원해 기름값을 낮춘 것”이라며 “언제까지 정부가 석유 시장에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