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28일 서울 도심 한복판은 무법천지가 됐다. 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시위대는 경찰의 폴리스라인을 무시하고 도로로 몰려 나와 3시간 동안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주변 도로를 점거했다. 태평로와 세종로의 10차로 도로가 차단되어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시위대는 거기에 더해 취재 중인 기자들을 폭행하거나 욕설을 퍼부으며 언론의 취재활동을 방해했다. 시위 막판에는 곳곳에서 술판을 벌였다.
근로자들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시위대들이 경찰과 사전에 약속한 폴리스라인을 지킬 때 보장받을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한 발짝이라도 넘어서면 바로 체포된다.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는 행위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28일 시위에서 경찰의 폴리스라인은 시위대의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순식간에 무너졌다. 경찰은 네 차례 해산 명령만 반복했을 뿐 강력한 해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시위대를 가능한 한 자극하지 않고 과도한 충돌을 막으려는 경찰의 유연한 대응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평균 연봉 6800만 원을 받고 있는 철도노조원들의 불법 폭력시위 때문에 택시기사들은 영업을 망쳤다.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도 150만 원 남짓 버는 택시기사들은 연수입이 철도노조원들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열차를 멈춰 세우고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길거리로 나와 자동차까지 멈춰 세우는 철도노조의 배부른 파업에 박수를 치는 국민은 많지 않다. 주변 식당은 연말이자 주말이었던 대목에 예약 손님들이 오지 않아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도심에 나들이를 한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박근혜 정부는 불법 시위에 대해서도 불법 파업처럼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 폴리스라인을 무시하며 도로를 휘젓고 다닌 시위대를 방치하면 불법 시위가 반복될 것이다. 경찰과 법원이 공권력의 권위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잘못 길들여진 버릇을 단호한 법 집행으로 반드시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