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바로 세워라]주변 상가 등 하루 피해액 776억
시위대가 차로를 점령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와 중구 태평로의 차량 통행이 제한됐던 28일 오후 5시 20분부터 7시 50분까지 2시간 반 동안 이곳을 오가던 시민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주말을 맞아 두 딸과 함께 청계천에 나왔던 김근우 씨(37)는 시위대와 맞닥뜨리고 황급히 나들이를 접어야 했다. 김 씨는 “시위도 좋지만 다른 시민들의 불편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근 지역에서 영업하던 매장들은 각종 쓰레기와 소음에 시달렸다. 대한문 옆 A편의점 직원 박모 씨(32)는 시위대가 편의점 앞에 버리고 간 전단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치우느라 고초를 겪었다. 서울광장 인근에서 B커피숍을 운영하는 최모 씨(45)는 “대형 확성기를 통해 몇 시간 동안 시위대의 음악과 연설 소리가 울려 퍼지는 바람에 손님들이 전부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도심 차로를 점거한 불법시위로 인한 경제·사회적 피해는 막대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8일 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처럼 서울광장과 세종로 사거리 인근에서 전 차로를 점거하는 불법시위가 발생하면 1회에 776억 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운송업체들의 통행 지연으로 인한 손실 △시위 장소 인근 매장들의 영업 손실 △차량 정체로 인한 연료 손실 △시위 진압 동원 경찰에 들어가는 행정비용 등을 고려한 것이다. 연구원은 2005년 발생한 집회시위 362건을 조사했던 당시 연구에서 대규모 집회와 시위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이 연간 12조3000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남유럽이나 태국 등 동남아시아처럼 시위가 잦고 장기화되면 사회 불안정성이 높아져 투자가 감소하고 국가신용등급이 나빠져 외화조달비용이 높아지는 등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건희 becom@donga.com·문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