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링턴묘지-야스쿠니 비교 격앙
미국 경제전략학회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 회장은 27일 포린폴리시(FP)에 ‘아베는 미국의 따귀를 때렸다’는 기고문을 냈다. 그는 “그동안 일본 지도자들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것과 미국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것이 뭐가 다르냐고 주장해왔다”며 날선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일본에는 알링턴 국립묘지에 해당하는 도쿄 지도리카후치(千鳥ケ淵) 전몰자 묘원이 있다고 상기시키며 올해 10월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지도리카후치를 찾아 참배한 것은 야스쿠니신사가 상징하는 ‘일본판 역사’를 미국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아베 총리는 올해 5월 포린어페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이 전사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장소인 알링턴 묘지를 생각해보라.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장병이 안장됐다고 알링턴에 가는 게 노예제도를 찬성하는 건 아니다”라며 “야스쿠니신사가 알링턴 묘지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미 국무부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실망’을 표시한 지 하루 만인 27일 미 국방부는 일본 오키나와 현의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승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일본의 과거사 왜곡 문제와 안보협력 문제를 분리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이번 결정은 미국과 일본 정부가 수년간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 미일 방위지침을 개정하면서 양국 관계는 한 단계 더 격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을 뒷받침하면서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미군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정미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