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 가득 푸른 바다향… 사르르 녹는 ‘달콤한 김’
충남 태안군 이원면 사창리의 한 어민이 가로림만 청정 갯벌에서 제철을 맞은 감태를 채취하고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풍작이라 어민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태안군 제공
바삭하게 마른 감태는 입안에 넣으면 바다 향부터 느껴진다. 마치 솜사탕이 녹듯 ‘사르르’ 사라진다. 달콤하고 쌉쌀한 맛이 번갈아 나다가 감칠맛이 여운처럼 남는다. 감태라는 이름 자체가 ‘달콤한 김’이란 뜻이다.
연녹색인 감태는 김, 파래, 매생이와 함께 겨울철 ‘해조류 4총사’다. 파래보다 가늘고 매생이보다 두껍다. 김과 파래, 매생이는 갯벌에 소나무 말뚝을 박고 대나무를 쪼개 엮어 만든 발에서 포자가 성장하며 자란다. 반면 감태는 청정 갯벌에 포자가 박힌 뒤 자란다. 추운 겨울에만 채취할 수 있어 매년 12월에서 이듬해 3월이 제철이다.
전남 무안군 현경면 월두마을에도 매년 2, 3월이면 갯벌에서 꽃피운 감태 따는 아낙네의 손길이 분주하다. 국내에서 감태가 태안과 서산 일부, 전남 무안 등지에서만 자라는 것은 청정 갯벌에 적당한 수온, 날씨 등의 여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에는 비가 적당했고 날씨가 춥지 않아 지난해보다 풍작이어서 어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을래 태안 사창어촌계장(66)은 “어렸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가 감태를 채취하자마자 수십 리 떨어진 예산과 홍성시장까지 걸어가서 팔았다. 지난해에는 한파 때문에 흉작이었으나 올해에는 수확량이 크게 늘어 요즘 바쁘다”고 했다.
감태는 맛도 좋지만 노화 방지에 효과 있고 열량이 낮아 비만과 변비 등에 이롭다고 한다. 특히 태안산 감태는 쓴맛이 없고 바다 향이 진하다.
요리방식도 입맛이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변신한다. 김처럼 밥에 싸서 먹어도 좋으나 초무침, 칼국수, 수제비 등에 넣어도 좋다. 지금이 제철인 굴과 함께 넣어 감태굴국을 끓이면 매생이굴국 부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