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띠스타 김연아의 마지막 꿈
김연아가 새해 첫날인 1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빙상장에서 프리스케이팅 곡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45분간의 훈련 동안 김연아는 쉴 새 없이 자신의 연기를 다듬었다. 고양=양회성 기자yohan@donga.com
‘피겨 여왕’ 김연아(24)는 1990년생으로 대표적인 말띠 스포츠 스타. 말띠 해와 유쾌한 기억도 있다. 말띠 해였던 2002년 4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트리글라브 트로피대회에 출전해 노비스 부문에서 우승했다. 13세 이하 선수들에게 세계선수권과 다름없는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김연아는 처음으로 스타 탄생을 알렸다. 그로부터 12년이 흘러 다시 말띠 해에 열리는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자신의 이름을 영원히 남기겠다는 각오다.
그런 만큼 새해 첫날인 1일에도 김연아에게 ‘쉼표’는 없었다. 김연아는 1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빙상장에서 전국남녀종합피겨선수권대회(3∼5일)에 대비한 훈련을 하며 땀을 흘렸다. 2013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도 빙상장을 지킨 김연아는 “매일 훈련하는 똑같은 일상이다 보니 특별히 오늘이 새해 첫날이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며 웃었다.
올해로 18년째 선수로 뛰고 있는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에서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는다. 은퇴에 대한 그의 생각은 여느 선수와 달랐다.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와 은퇴를 앞두고 있다. 18년간 매일 똑같이 훈련하다 보니 이제는 빨리 시간이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쉬운 마음은 없다.”
“내 자신이 기특하다”며 미소를 지은 김연아의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만은 아니다. 바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어떻게 잘 찍느냐’이다. 올림픽이 화려한 피날레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연아는 “내 목표는 1등보다 마지막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게 중요하다”고 담담히 밝혔다.
웃으며 진행됐던 인터뷰 말미에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에서 경쟁자가 없는 것이 부담이 되느냐’란 질문을 받자 다소 날카로운 대답으로 결전을 앞둔 긴장감을 숨기지 못했다. “나는 책임질 수 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내 입으로 경쟁할 선수가 없다고 한 적이 없다. 내뱉은 말만 잘 책임지면 될 것 같다.”
김연아가 본보 독자들에게 자신의 사인과 함께 새해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