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가’ 용어 만든 금융계 미다스의 손
김 전 행장은 1947년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69년 옛 조흥은행에 입행했다. 2004년 국민은행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5년간 금융맨으로 일하며 동원증권 대표이사 사장(1997년), 한국주택은행장(1998년), 통합 제1대 KB국민은행장(2001년)을 거친 호남 금융 인맥의 대표적인 금융인이었다.
그는 주주 중시, 성과주의를 앞세워 옛 주택은행을 우량 은행으로 성장시켰다. 통합 국민은행장을 맡아 국민카드 재인수·합병,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수 등과 같은 경영 수완을 발휘해 출범 당시 4만 원대였던 국민은행 주가를 9만 원대로 끌어올렸다. ‘장사꾼 은행장’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금융회사의 수익성을 중시해 공익성을 강조하는 금융당국과 각을 세우고 대립하기도 했다.
“퇴임하면 농사꾼으로 돌아가겠다”던 그는 최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채소를 가꾸고 농사일을 하며 인생의 가을걷이를 즐겼다. 슬하에 운식(브로드컴 근무), 운영(구글 근무) 두 자녀를 뒀다. 빈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02-3779-1918). 발인은 4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서초구 원지동 서울 추모공원에 마련됐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