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業百年 꿈꾸는 기업 480곳
1916년 경북 영주에서 문을 연 성창기업지주는 설립 100주년을 2년 앞두고 있다. 성창기업지주는 정미소와 목재 판매업을 함께하던 성창상점으로 출발했다. 1931년 목재업체인 춘양목재를 인수하고 목재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1958년 국내 최초로 합판을 미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국내 1호 상장회사인 면직물업체 경방은 1919년 설립된 경성방직주식회사가 모태다. 일제강점기에 인촌 김성수 선생(1891∼1955)이 설립한 경성방직은 ‘우리 옷감은 우리가 만든다’는 기업정신으로 당시 조선 광목시장을 석권한 일본 도요방적에 맞섰다. 경성방직은 1941년에는 만주지역에 남만방적을 세워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에 진출했다.
1924년 평남 용강에서 설립된 진천양조상회는 진로(眞露)소주로 유명하다. 1973년 상장과 함께 사명을 진로로 바꾸고 주류사업을 계속했지만 1997년 부도를 냈다. 2005년에는 조선 최초의 맥주회사인 조선맥주주식회사(1933년)를 모태로 한 하이트맥주에 인수됐다. 지금의 하이트진로다.
1937년 설립된 한진중공업은 1938년 국내 최초의 철강 화물선을 건조했다. 유한양행(1926년)과 유유제약 일동제약(이상 1941년), JW중외제약(1945년)은 동화약품과 함께 초창기 국내 제약업을 이끌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아자동차가 가장 긴 역사를 갖고 있다. 1944년 설립된 자전거 생산업체 경성정공으로 출발해 1962년 일본 마쓰다자동차와 제휴해 3륜 화물차를 개발했다. 1976년 아시아자동차공업을 인수해 자동차 전문업체의 면모를 갖췄지만 경영 악화로 1998년 현대자동차에 인수됐다.
한국타이어 전신인 조선다이야(타이어)공업은 1941년에 출범했다. 국내에서는 자동차보다 타이어가 먼저 생산된 셈이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